[기자수첩] 교촌 상장전, 알아야 할 사실
[기자수첩] 교촌 상장전, 알아야 할 사실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1.10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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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대감은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12일 상장 예정인 교촌에프앤비를 두고 하는 소리다. 지난주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이 또다시 기록적인 수준을 달성하면서, 인터넷 투자 카페는 물론 언론들마저도 '흥행 잔치'를 다시금 예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공모주도 결국 주식이다. 투자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3~4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 교촌에프앤비의 경쟁률은 1318대 1에 달했다. 빅히트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코스피 공모주 청약 사상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개미'들은 지난달 상장 첫날부터 하락했던 빅히트의 악몽을 떨쳐내고, 다시금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품은 듯하다. 

하지만 벌써 과도한 희망을 품기엔 이르다.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 직상장'이라는 타이틀은 얻었지만, 바로 이 점 때문에 정확한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다. 카페 베네와 본아이에프, BHC 등 프랜차이즈 기업 모두가 직상장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교촌에프앤비의 향후 주가 흐름을 예상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다. 

프랜차이즈 업계 자체의 매출이 시장 동향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다. 다른 업종보다 경기와 유행에 민감하고, 가맹점 증감에 따라 본사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업태를 가지고 있어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대한 불안감은 상존한다. 더군다나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종목들의 주가가 상장 후 얼마 되지 않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할 필요는 있다. 

물론 교촌에프앤비 공모가의 경우 고평가 우려가 제기됐던 빅히트와 달리 비교적 보수적으로 책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촌에프앤비의 공모가 1만2300원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의 14배다. 국내 동종 업계의 반기 실적 기준 평균 PER인 16.1배에 대비해 42% 할인된 수준이다. 

다만, 저렴한 공모가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은 기대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 최근 증시 전반에는 불확실성을 일으키는 요소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불복 리스크와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세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부담 등은 주식시장 자체를 억누를 수 있을 악재다.  

어쨌든 과도한 희망은 버려야 한다. 빅히트의 사례에서 공모주가 기대만큼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최대' 혹은 '최고'라는 단어에 홀릴 게 아니라, 해당 기업의 가치와 시장 상황에 따른 적절한 투자 판단이 이뤄져야 할 때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