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첩첩산중 대선가도… 이낙연의 고된 반 년
[기자수첩] 첩첩산중 대선가도… 이낙연의 고된 반 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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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장악을 위한 임기 반 년짜리 당대표직 수행은 예상보다 더더욱 고됐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한때 40%를 웃돌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는 6개월째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최근에는 20%대까지 떨어졌다. 

2015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혁신안까지 뒤집으면서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공직선거후보자를 추천하기로 했지만, '책임정치'라는 명분은 힘을 받지 못했다. 전당원 투표 역시 친여 세력만의 행사로 끝났다.

장기 실거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 완화를 위한 재산세 인하 구간도 결국 공시지가 6억원 이하로 결론났다. 9억원에 힘을 실었던 이 대표 사단의 '미스 샷' 또한 타격이 컸다. 현 정권 정책 기조를 거스르면서까지 재산세 인하 구간을 높이려는 일종의 승부수를 띄운 건 차기 대통령 선거 전초전으로 불리는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고집한 것도 결이 같다.

대주주 기준 10억원 유지 방안은 지켰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기엔 참을 수 없었다"며 여당에 대한 진저리를 우회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 시기와 방법이 모두 예상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도 '그만 손 떼고, 문재인 정부와 결별할 것'이라는 결심을 여당에 쐐기 박았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은 정부·여당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춰질 수 있어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친문재인 계파의 움직임도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책연구기관 '민주주의 4.0 연구원'을 띄우고, 홍영표·전해철·도종환·김종민·황희 의원 등 친문 핵심 의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친문 패권주의로 비판을 받았던 '부엉이 모임'이 사실상 세력을 확장함과 동시에 대놓고 차기 정권 창출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웠다.

김경수 경상남도지사의 댓글조작 혐의 항소심 선고도 4일 기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른바 여당 지지율 답보 상태를 고려하면 이른바 대권주자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대한 염두도 불가피하기 때무에 김 지사 선고공판 결과도 이 대표 입장에선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2개월 지난 이 대표 임기는 이제 약 5개월 남았다. 대권 도전을 위해 내년 3월에는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