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주요 경제지표 '개선세 주춤'
미국·유럽 주요 경제지표 '개선세 주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1.0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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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월 산업생산, 5개월 만에 하락 전환
유럽은 코로나 재확산에 서비스업 부진
미국 소매판매·서비스지출지수(왼쪽) 및 산업생산·설비가동률. (자료=미 상무부·인구통계국·연준)
미국 소매판매·서비스지출지수(왼쪽) 및 산업생산·설비가동률. (자료=미 상무부·인구통계국·연준)

코로나19가 다시 미국과 유럽 전역을 휩쓸면서 일부 지역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재개된 가운데, 미국과 유럽 경제의 개선 흐름이 최근 주춤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은 9월 산업생산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유로 지역은 10월 서비스업이 기준치를 밑도는 수준에서 더 하락했다. 

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최근까지 소비와 고용이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은 감소 전환하면서 주요 경제지표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9% 상승해 5개월 연속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 0.8%를 웃도는 수치다. 고용 지표도 실업률을 보면 지난 4월(14.7%)부터 7월(10.2%)까지는 두 자릿 수를 나타냈지만, 8월과 9월에는 각각 8.4%와 7.9%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골드만삭스 언급을 인용해 9월 소매판매의 예상 밖 호조는 등교 재개에 따라 의류·잡화 등 일시적 소비 증가가 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9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6% 하락해 5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미국의 산업생산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4월 전월 대비 12.7% 하락했다가, 이후부터는 5월 1.4% 및 6월 5.4%, 7월 4.2% 상승으로, 양호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다 8월에는 전월 대비 0.4% 증가 폭을 보이며 회복세가 축소됐고, 9월에 하락 전환했다.

공장의 설비 가동 수준을 보여주는 설비가동률도 9월 71.5%로, 코로나 이전 수준인 110%선을 여전히 크게 하회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현지 언론은 9월 산업생산 감소를 순탄치 않은 경기 회복세의 징후로 평가했다. 앞으로 미국 경기는 동절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경기 부양책 협상 교착 상태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구매관리자지수(PMI)(왼쪽) 및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이(14일 누적치). (자료=IHS마킷·ECDC)
유럽 구매관리자지수(PMI)(왼쪽) 및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이(14일 누적치). (자료=IHS마킷·ECDC)

유로 지역 경제도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서비스업 중심 개선세가 주춤하다는 진단이다.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9월 53.7에서 10월 54.4로 상승했지만, 서비스업 PMI는 9월 48.0에서 10월 46.2로 50선을 하회하는 가운데 하락했다. 실업률도 지난 3월 7.2%에서 꾸준히 상승해 8월 8.1%까지 올랐다. 

보고서는 유럽의 경우 각국의 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와 경제회복기금 협상 지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관련 EU와의 협상 불확실성 등에 따라 앞으로의 개선세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프랑스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으로 야간 통행 금지와 이동제한 조치를 전국적으로 확대했으며, 독일은 식당과 주점, 영화관 영업금지 조치를 내렸다. 스페인도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 중이다. 

경제회복기금은 EU 행정부인 집행위원회가 공동채권을 발행해 총 7500억유로(보조금 3900억유로·대출 3600억유로) 기금을 조성하고, 코로나19 피해가 큰 회원국을 지원하기로 한 제도다. 보고서는 EU 정상회의가 지난 7월21일 경제회복기금 설립을 타결했지만, 이후 자금조달 및 배분 등에 대한 협상이 지연되면서 내년 초 실행도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