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언힌지드’…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e-런저런] ‘언힌지드’…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10.29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래?”

영화 같은 일이 종종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만다.

최근 보복운전으로 버스와 사고를 낸 A씨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씨가 보복운전을 한 원인은 어쩌면 사소한 운전 습관에서 빚어진 오해와 분노에서 출발한다.

평소와 같이 외출을 하던 A씨는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에 신호가 바뀐 후 출발하려던 찰나 뒤에서 빨리 출발하라며 경적을 울리는 버스로 인해 기분이 상했다.

버스 운전기사는 “왜 출발하지 않느냐”라고 소리치며 다시 한번 경적을 울렸다.

순간 A씨는 짜증이 났다.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니고 신호가 바뀐 후 출발하려고 했으나 그 새를 참지 못하고 경적을 울리고 소리까지 치는 버스 운전기사에 분노가 일었다.

그냥 가던 길 갈 수도 있었지만 어쩐지 화가 난 A씨. 버스 앞으로 급히 차를 몰았다. 만원 버스에 탑승 중인 승객들의 안전은 어찌 되든 말든 이미 상해버린 자신의 기분이 우선이었다.

버스는 급정거를 했고 운전기사는 발목 부위에 2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다. 운전기사의 발 빠른 대응으로 다행히 승객들은 다치지 않았으나 사고로 이어질 경우 큰 인명피해가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소위 말하는 '보복운전'이었다. A씨는 왜 그랬을까. 한국인들에게 만연한 운전 조급증 때문일까, 잠재된 사회적 분노 때문이었을까.

최근 생활밀착형 공포 영화가 개봉했다. ‘언힌지드’

영화 속 주인공은 A씨보다 더한 보복을 가한다. 경적을 울린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자와 사과를 거부한 자. 나도 모르게 누르고 만 경적으로 내 주위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면...

피시방 살인사건, 한강 몸통 시신 사건 등 분노 범죄는 결코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개인이 대응할 수 없는 분노범죄. 이제는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할 때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