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잘 지도하겠다"… 추미애 '장관은 총장 상급자' 거듭 피력
"윤석열 잘 지도하겠다"… 추미애 '장관은 총장 상급자' 거듭 피력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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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국감 언행 두고 "지휘감독자로서 민망… 송구하다" 수차례 사과
문 대통령 '임기 지켜라' 발언엔 "비선 통해 메시지 보낼 성품 아냐" 일축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감사원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감사원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잘 지도·감독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상급자로서 송구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자신은 윤 총장의 상사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윤 총장 발언에 대해 수차례 거듭 사과하면서 "(국감장에서의 윤 총장) 언행은 민주주의와 적합하지 않아서 상당히 유감이고 우려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윤 총장은 앞서 지난 22일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총장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며 추 장관의 라임 금융사기 사건 관련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위법이고, 근거나 목적이 보여지는 면에서 부당하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총장은 또 국감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지켜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사퇴론을 일축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전직) 여당 대표로서 문 대통령을 접촉한 기회가 많았고 성품을 비교적 잘 아는 편인데, 절대 정식 보고 라인(절차)을 생략하고 비선을 통해 메시지(전언)를 보낼 성품은 아니다"라며 "고위공직자로서 국감 자리에서 확인 안 되는 그런 얘길 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윤 총장을 질타했다.

또 "상당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총장으로선 선을 넘는 발언이 있었다"며 "대단히 죄송스럽고, 지휘감독권자로서 민망하게 생각한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총장이 '퇴임 후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하면서 그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열린 것과 관련해선 "개인의 소신과 앞날 준비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직책은 검찰을 중립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수장이기 때문에 지휘감독자로서 의견을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만약 내일 당장 정치를 하는 한이 있어도 '이 자리에서 만큼은 정치할 마음이 없다'라고 조직을 안정시켰어야 한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범여권도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쏟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명분을 내세웠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특정 정치 세력이 총장을 저렇게 지지한다.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정치인은 세력에 의해 정치를 하지만, 윤 총장을 검찰을 사조직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공수처 출범의 당위성을 부각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일부 보수 언론 사주를 만났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장관도 사주를 만나야 언론 보도가 잘 나오지 않겠느냐"며 "윤 총장은 (국감에서) 알아야 할 것을 공부도 안 하고 와서 '잘 모른다'고 하고, 태도도 안 좋았는데 그게 소신있다는 보도가 나온다"라고 비꼬았다.

여당 최고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종민 의원도 "윤 총장이 대통령과 장관의 수사지휘는 불법이라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며 "앞으로 총장 행보는 다 정치가 돼 버린다. 공권력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해선 윤 총장에게 검사 개별 수사 지휘를 맡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총장이 국감장에서 나오기 어려운 해괴한 단어를 써서 시간을 쓸 때 없이 낭비하게 만들고 사회도 어지럽게 만들었다"며 "자기 보존을 위해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는 태도가 음험하고 교활하다고 봤다"고 힐난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