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문제없나… 정부·의협 엇박자에 국민들만 '냉가슴'
독감백신 접종 문제없나… 정부·의협 엇박자에 국민들만 '냉가슴'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0.10.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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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망 연관성 미확인" vs 의협 "안전성 확보가 우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백신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의사협회는 접종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사람은 모두 20명이다.

지난 16일 인천 고교생을 시작으로 20일 고창·대전·목포, 21일 제주·대구·광명·고양·대전·창원, 그리고 이날도 안동·대전·성주·창원·순천·임실·인천·대구·통영·춘천 등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독감백신 예방접종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백신의 안전성이 규명될 때까지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사망자와 백신의 인과관계는 사망원인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일주일간 잠정적으로 미룰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의협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방접종 후 사망보고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독감 관련 모든 국가예방접종과 일반예방접종을 일주일간(10월23일∼29일) 유보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잠정 유보기간 동안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 등 백신 및 예방접종 안전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다만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안심해도 좋으며 신체 불편을 초래하는 특이증상 발생 시 인근 의료기관을 즉시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정부가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예년에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독감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백신 '상온 노출', '백색 입자' 사태와 같은 일까지 벌어져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국민들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르자 접종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코로나19 시국을 감안하면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맞지만 막상 접종을 하려고 하니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루빨리 백신이 안전한지, 예방접종을 맞아도 되는지 여부가 밝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토로했다.

[신아일보] 한성원 기자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