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프랜차이즈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기자수첩] 프랜차이즈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0.22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이물질에 대한 제보가 눈에 띄고 있다. 한 제보자는 감자튀김에서 손톱으로 보이는 이물질을, 다른 제보자는 마시던 음료 속 플라스틱 추정의 다량의 조각들을 직접 사진으로 보여줬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제품 속 이물질이 나온 것보다는 이물질 신고 이후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의 미숙한 대처에 상당히 화가 나 있었다. 

감자튀김 이물질이 나온 프랜차이즈 A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콘셉트로 가맹점을 크게 늘려 햄버거 업계에서 매장 수 1~2위를 다투는 곳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물질 신고 이후 보상보다는 위생점검 절차에 대한 상세한 내용과 사과를 원했지만, 가맹점주는 되레 제보자 이름과 얼굴 등 신상정보를 다 알고 있다고 협박하고, 하지도 않은 이전 신고사례들을 얘기하며 블랙컨슈머 취급을 했다. 

심지어 가맹점주는 제보자로부터 수거한 이물질을 본사 보고 없이 폐기처분 해버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요구를 했을 뿐인데, 결국 남은 건 상처와 바닥난 신뢰였다. 

음료 이물질 당사자인 프랜차이즈 B는 국내 최대 규모의 빙수 전문 외식업체다. 한국식 디저트를 표방하며 해외시장까지 활발히 진출한 곳이기도 하다. 제보자는 8월 초 이물질을 신고했지만, 두 달이 훌쩍 넘은 최근까지도 가맹본부로부터 직접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본부는 가맹점 과실이 전혀 아니라면서 음료 원재료를 납품하는 하청업체에 책임을 전가했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이물질이 들어간 음료를 거의 다 마신 제보자는 복통과 가슴통증 등 증상을 겪으면서 인체 유해성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가맹본부 관계자에게 들은 답변은 “내가 의사는 아니지 않느냐”라는 한 마디뿐이었다. 

제보자들은 동네 작은 가게가 아닌, 전국적인 규모를 가진 유명 프랜차이즈의 이 같은 대응에 상당히 당황했고, 분명 자신들보다 더 나쁜 사례들이 더 있지 않겠냐며 의심했다. 또, 이번 일로 큰 상처를 받고, 다신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규 개점한 외식업 가맹점 수는 연평균 2만3000개에 달한다. 반면, 폐점 수는 1만7000개로 전체 평균치인 1만1000개를 훨씬 웃돈다. 생존기간은 6년이 채 못 된다. 폐점이 많고 생존력이 짧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결국 매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먹거리 불안을 키울수록 소비자는 외면한다. 반대로 철저한 교육과 정확한 소통은 소비자 믿음을 두텁게 만든다. 꾸준히 사랑받는 장수 프랜차이즈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