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술금융 대출, 57%는 기존 거래 기업
은행 기술금융 대출, 57%는 기존 거래 기업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0.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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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 초기기업은 외면…규모 늘리기 급급" 지적
국내 17개은행 기술금융 실적 현황(단위:%,억원). (자료=박광온의원실·은행연).
국내 17개 은행 기술금융 실적 현황(단위:%,억원). (자료=박광온 의원실·은행연).

국내 17개 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중 57%는 기존 거래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낮은 초기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금융 제도가 이미 은행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존 거래기업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은행연합회으로부터 제출받은 '기술금융 실적 현황'에 따르면,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올해 7월 기준 기술금융 공급 규모는 245조3506억원으로 2017년 말 127조71199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금융 대출의 양적 팽창에도 질적 수준 향상은 큰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중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은 평균 56.7%로 조사됐다. 이 비중이 98.8%에 달하는 은행이 있는가하면, 기존 거래기업 대출 비중이 70% 이상인 은행도 5곳이나 됐다.

기술대출이 아닌 담보·보증 대출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63.9%에서 2018년 64.5%, 2019년 68.2%로 확대됐고, 올해는 7월 기준 69.6%로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에서 담보나 보증 없이 기술력만으로 신용대출을 내준 비중이 점점 떨어졌다는 의미다. 기업들의 신용대출 비중은 2017년 말 36.1%에서 2020년 7월 30.4%로 하락했다.

박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실적이 공개되는 양적 규모를 늘리는데 급급해 무늬만 기술금융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창업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술금융 평가 방식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