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터리 선진국을 바라며
[기자수첩] 배터리 선진국을 바라며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0.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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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자동차 전기차(EV) ‘코나’의 화재에 따른 불길이 현대차와 LG화학 간 책임 공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7일 경기 남양주시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코나 EV는 당시 화재를 포함해 지난 2018년 출시 이후 국내 10건, 해외 4건 등 총 14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6일부터 코나 EV에 대해 국내에서 자발적인 리콜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점검 후 배터리 교체를 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국내 2만5564대, 북미 1만1137대, 유럽 3만7366대, 중국·인도 등 기타 지역 3000여대 등 총 7만7000여대의 코나 EV를 리콜한다.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의 결함조사 결과, 코나 EV는 차량 충전 완료 후 고전압 배터리의 제조 공정상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하지만, 코나 EV의 배터리를 제조한 LG화학은 차량 화재 원인이 배터리 불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 간 화재 원인을 둘러싼 공방이 커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앞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공장에서 총수들을 만나 협력을 다짐한 일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지난 6월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에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단독 회동하고, 전기차 배터리 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 그룹에 따르면 당시 양사 경영진은 장수명(Long-Life)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했다.

현재 양사는 미래 모빌리티 관련 사업과 기술력에 집중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에서 총수에 오르면서 새로운 이동경험을 제공한다는 혁신 의지를 드러내고, 미래 성장 동력의 기술력 등 확보에 힘쓰고 있어 전기차 화재 이슈가 달갑지 않다.

LG화학은 현재 경쟁사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어 기술력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중요한 시기의 협력은 더욱 빛이 나기 마련이다. 양사는 성급히 책임을 미루면서 다투기 보단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응해야 한다. 모쪼록 이번 계기가 배터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이 되길 희망해 본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