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후 경기 회복, 선진국 '상품 소비'가 주도
코로나 충격 후 경기 회복, 선진국 '상품 소비'가 주도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0.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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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GDP 2분기 급락 후 '3분기 반등' 양상
서비스 소비는 '비대면 확산'으로 여전히 부진
서울 중구 한은 임시 본원.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중구 한은 임시 본원. (사진=신아일보 DB)

코로나19에 따른 충격 후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선진국 '상품 소비'가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으로 세계 주요국 GDP는 2분기 급락세를 보인 후 3분기 들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품 소비와 달리 서비스 소비는 비대면 문화 확산 영향으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18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급락했지만 미국과 유로지역의 침체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미국과 유로지역의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각각 -9.0%와 -11.8%로 통계편제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지만, 당초 예상됐던 –10.0%, -12.2% 보다는 낙폭이 적었다. 

반면, 신흥국의 경우 인도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3.9%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어선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강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한은은 주요국 경제 부진이 5월 이후 점차 완화되고 있어 3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상당폭 반등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선진국 중심 상품 소비 회복이 글로벌 경기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국 정책지원이 강화된 데다, 자산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된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도 상품 소비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심리 완화 및 확장적 정책기조 유지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 소비는 전세계적으로 부진이 이어졌다. 서비스 소비의 경우 여행과 외식, 문화 등 대면접촉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 감염상황·이동제한 조치 등에 민감히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한은은 백신·치료제 등을 개발·보급하기 전까지는 서비스 소비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기업투자도 회복이 지연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국의 산업생산 부진이 이어지면서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아 비IT부문을 중심으로 한 기업투자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은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주요국 소비가 회복되면서 신흥국 수출 또한 소비재 중심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데에는 ICT 제품이 크게 기여했다. 

다만 선진국 수출은 기업투자가 부진하면서 회복이 지연됐다. 한은은 앞으로도 소비재 수출은 상품소비가 회복되면서 꾸준히 늘어나겠지만, 글로벌 교역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자본재 교역이 회복돼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향후 글로벌 경기는 확장적 정책기조 유지 등에 힘입어 개선세를 이어가겠지만, 그 속도는 올해 4분기 들어 점차 둔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서비스소비 부진이 지속되며 고용과 소득 개선이 미진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를 견인할 수 있는 투자와 교역 회복도 지연되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백신 및 치료제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세계 경기는 최근의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