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국방종합대학’ 열병식서 첫 등장…ICBM 등 기술개발 교육기관 추정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열병식서 첫 등장…ICBM 등 기술개발 교육기관 추정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0.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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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전문가 “강계 국방대학과 평양 미림국방대학 확대·개편한 것으로 추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집단체조를 관람하고, 열병식 참가자 및 경축대표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했다. 기념촬영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열병식 참가자들을 향해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집단체조를 관람하고, 열병식 참가자 및 경축대표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했다. 기념촬영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열병식 참가자들을 향해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이름을 딴 대학이 첫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소식을 보도하며 “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종대에 이어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각급 군사학교 종대가 보무당당히 지나갔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의 이름을 딴 대학은 존재했지만 김정은의 이름을 딴 대학이 북한 공식 매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내 최고 명문 대학으로 여겨지는 김일성종합대학을 비롯해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김일성정치대학, 김정일정치군사대학 등은 있었지만 김정은의 이름을 딴 경우는 전무했다.

통신이 언급했듯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은 국방 관련 첨단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는 군사대학일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2012년 정권을 잡은 이후 줄곧 핵 개발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등 국방 첨단과학기술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국방 전문가들은 해당 대학이 과거 강계에 존재했던 국방대학과 경쟁국들과의 사이버전을 대비해 평양교외에 설립한 미림국방대학을 합쳐 종합대학으로 확대·개편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 방송 또한 해당 대학에 대해 “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곳”이라고 표현해 전문가들의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한 김정일군정대학도 이번 열병식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통신은 “김정일군정대학은 국가의 최고급 군사 지휘관 양성의 중심”이라며 “명성높은 김정일군정대학 종대가 열병식 행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정일군정대학은 일반 장교를 육성하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과는 달리 연대장 및 그 이상급의 고위급 군사 장교를 키우는 군사교육 시설로 추정된다.

그동안 고위급 군사장교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2년제 재교육 형식으로 교육됐으나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고위급 장교 육성 대학을 별도로 설립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최근 북한이 노동당 내에 군정지도부를 신규 설치하고 군부에 대한 당 안팎의 지도력을 강화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번 군사대학 재편은 지난 5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이 중요 군사교육기관(군사대학)의 책임 및 역할을 높이기 위한 기구 개편안에 관한 명령서 등 7개 군사 현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기존 군사대학인 김정숙해군대학, 김책공군대학, 김형직군의대학, 김철주종합군관학교 등의 명칭에서 백두 혈통을 제외한 유명 빨치산 이름 등을 모두 삭제했다. 다만 북한 정권의 수립 이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강건종합군관학교만 그 명맥을 유지했다.

이는 ‘백두혈통’으로 이어지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삼부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이름을 대학 명칭에서 모두 떼어내면서 그들만의 정통성을 유지·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