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언더독
[e-런저런] 언더독
  • 신아일보
  • 승인 2020.10.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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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의 사전적 의미는 생존경쟁 따위의 패배자, 낙오자 또는 사회적 부정이나 박해 등에 의한 희생자, 약자 등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른바 ‘개싸움’에서 위에 있는 개(Top dog)가 우위를 점하고, 아래에 있는 개(Under dog)는 열세를 보인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 경기에서 승리 또는 우승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로 자주 쓰인다.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챔피언 워싱턴 내셔널스는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팀 중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한 전형적인 ‘언더독’이다. 앞서 지난 2015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레스터시티도 그렇다. 우승 시즌 이전까지 2부 리그를 전전했던 레스터시티의 당시 우승확률은 0.02%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경기에서 특별하게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가 없으면 약한 팀이나 선수를 응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바로 ‘언더독’ 효과다. 누가 봐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약자’가 ‘강자’를 쓰러뜨릴 때 사람들은 환호한다. 여기에 ‘언더독’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이 같은 결과를 이뤄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더해지면 감동은 배가 된다.

비단 스포츠나 영화,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누구나 ‘언더독’이 될 수 있다. 현실세계는 경쟁의 연속이고, 경쟁 뒤에는 승패와 순위가 가려지기 마련이다. 어느 노래 가사에 나오는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모름지기 ‘언더독’ 효과는 예상을 벗어날수록 더 극적이다.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걱정하고 있을지 모르는 우리사회 수많은 ‘언더독’들의 반란을 기대해본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