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층 건물 불덩어리에도 사망자 ‘0’…신속 대응·침착 대피
33층 건물 불덩어리에도 사망자 ‘0’…신속 대응·침착 대피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10.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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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영상 속 시민들 아연실색…연기흡입 등 경상만 88명
신속 출동해 대응한 소방력, 주민들 침착하게 구조 기다려
8일 오후 울산시 남구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난 화재가 9일 오전까지 꺼지지 않아 헬기가 동원돼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후 울산시 남구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난 화재가 9일 오전까지 꺼지지 않아 헬기가 동원돼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울산에서 발생한 33층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로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며 화세는 쉽게 잡히지 않을 듯 보였다..

화재 초기 언론 보도 사진 및 영상을 보면 ‘이토록 큰 건물 전체에 화마가 닥칠 수 있나’ 시민들은 의아해했다.

특히 주상복합 건물 내에는 127 가구가 입주해 있고 상당수 주민들은 옥상 등지로 대피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면서 큰 인명피해 규모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9일 오전 10시 기준, 사망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인원(88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모두 단순 연기흡입 및 찰과상 등이라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화재 피해가 결코 없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과거 화재 발생 시 참혹한 사망사고를 떠올렸던 시민들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점에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발표에 따르면 소방당국의 신속하고 입체적인 대응이 이번 화재 진압의 1등 공신이다.

화재 발생 주상복합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50대·14층) “최초 소방관들(8명 정도)이 ‘12층에서 타는 냄새와 함께 연기가 난다’는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해 13층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확인 작업을 했고 그러던 중에 갑자기 13층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날 울산 지역은 ‘강풍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바람이 몰아치는 통에 건물 외벽의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타고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화마를 막기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화재 확산하기 전에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한 후 인근 소방관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대응 2단계 발령) 등 화재 진압을 위한 후속 대응이 적기에 이뤄졌다.

특히 33층의 주사복합화재인 탓에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해도 고층부 화재 진압이 어려워 지자 소방대원들은 각 호실을 돌면서 내부로 번진 불을 일일이 끄는 동시에 인명 수색 및 구조에 주력했다.

또한 입주민들이 소방관의 지시에 따라 화재 매뉴얼대로 침착한 대응을 한 것도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화재가 번지면서 연기 탓에 건물 밖으로 피신이 어려웠던 고층부 주민들(77명)도 피난 공간이 마련된 15층·28층, 옥상 등지로 몸을 피해 소방대원들의 지시에 따라 구조를 기다렸고 결국 한 명의 사망자 없이 모두 안전하게 지상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