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윙 체험기] '스펙은 숫자일 뿐'…게임·유튜브 실행도 쾌적
[LG 윙 체험기] '스펙은 숫자일 뿐'…게임·유튜브 실행도 쾌적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0.09.2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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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화면 돌리면 나타나는 세컨드스크린으로 멀티작업 유용
3.9인치 세컨드스크린 다소 작지만, 정보확인·메모 문제없어
유튜브와 게임, 웹브라우저를 동시 실행시킨 LG 윙.(이미지=신아일보)
유튜브와 게임, 웹브라우저를 동시 실행시킨 LG 윙.(이미지=신아일보)

LG전자의 새로운 폼팩터 ‘LG 윙’ 사양이 공개됐을 땐 낮은 성능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최신 게임이 제대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직접 써보니 의외로 성능은 괜찮았다. 최대 해상도를 지원하진 않았지만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 원활하게 구동됐고, 게임, 영상감상, 웹서핑 등의 동시실행(멀티태스킹)도 쾌적했다.

LG전자가 지난 14일 공개한 LG윙은 전면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스위블), 후면 세컨드스크린이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폼팩터)의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진화의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돌려서 뭐하게’, ‘AP성능이 떨어진다’부터 ‘무게나 두께가 늘었다’ 등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LG 윙을 며칠 사용해본 결과 우선 ‘묵직하긴 한데 들만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LG 윙의 무게는 260g(그램)이다. 일반 스마트폰이 200g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거운 편이지만, 무게중심이 잘 잡혀있어서 큰 부담은 없었다.

(왼쪽부터) LG 윙과 갤럭시S20+.(이미지=신아일보)
(왼쪽부터) LG 윙과 갤럭시S20+.(이미지=신아일보)

메인스크린도 얇게 설계돼 ‘폰 두개를 붙여 놓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스위블 모드로 전환했을 땐 세로 형태의 후면부를 잡으면 안정감도 들었다. 스위블 모드에서 ‘그립 락’이란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스크린 오작동 방지를 위해 메인 스크린을 T자 형태로 돌려 나오는 후면부를 스크린이 아닌 손잡이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양손으로 사용하는 갤럭시폴드 시리즈와 달리 활동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폼팩터인 셈이다.

다만, 출퇴근 시간 만원 지하철에서 스위블 모드로 사용하기엔 위험하게 느껴졌다. 지하철에선 주변 승객에 얇은 메인 스크린이 부딪쳐 손상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블 모드에서 세컨드 스크린을 '그립락' 모드로 전환시킨 모습.(이미지=신아일보)
스위블 모드에서 세컨드 스크린을 '그립락' 모드로 전환시킨 모습.(이미지=신아일보)

일상에서 느낀 LG 윙의 장점은 전면 스크린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후면에 나타나는 세컨드스크린으로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인 스크린에서 유튜브, 웨이브 등으로 영상을 보면서 작은 화면에서 웹서핑, 카카오톡 확인, 메모 등을 할 수 있었다.

세컨드스크린은 3.9인치로 다소 작은 편이지만, 정보확인, 메모 등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기존 가로 형태의 스크린에서 뜨는 자판은 간격이 넓어 타이핑에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컨드 스크린에서의 타이핑은 훨씬 쾌적했다. 

특히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메인 스크린에서 실행시키고 채팅할 경우 자판이 게임화면을 가리는 문제점도 LG윙에선 해소됐다.

다만 화면전환이 자유롭진 않았다. 가령, 메인스크린에 뜬 유튜브를 세컨드스크린에 가져오려면 세컨드스크린에서 홈 화면으로 나간 뒤 유튜브 앱을 실행시켜야 한다. 또 스위블 모드에서 기기를 'ㅏ', 'ㅗ' 형태로 돌릴 경우 화면이 회전되려면 '자동회전' 기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LG 윙은 검은사막 모바일 등 게임 내에서 채팅 시 세컨드 스크린을 자판으로 활용 가능하다.(이미지=신아일보)
LG 윙은 검은사막 모바일 등 게임 내에서 채팅 시 세컨드 스크린을 자판으로 활용 가능하다.(이미지=신아일보)

LG윙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보다 AP가 지목된다. LG 윙은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로 최고사양인 퀄컴 스냅드래곤 865 시리즈가 아닌 765G를 탑재됐다. 이 칩셋이 성능 테스트(벤치마크) 사이트에서 받은 점수는 865칩셋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2~3일 LG 윙을 사용해본 결과 일단 웹서핑과 동영상 감상 등에서 성능부족으로 답답함은 없었다. 스위블 모드에서 메인스크린에 게임(검은사막 모바일, A3:스틸얼라이브)과 동영상(유튜브, 웨이브) 앱을 띄워놓고, 세컨드스크린에서 웹서핑도 쾌적하게 할 수 있었다.

(상단부터) 갤럭시S20+와 LG 윙.(이미지=신아일보)
(상단부터) 갤럭시S20+와 LG 윙.(이미지=신아일보)

퀄컴 스냅드래곤 865칩과 비교하기 위해 게임을 실행시켜 본 결과 수치적으론 차이가 있었다. LG 윙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실행 후 완료까지 약 25초 걸렸다. 갤럭시S20(19초)과 약 6초차이다.

또 FHD(풀HD)가 최대인 LG 윙에선 ‘게임화질’을 HD까지 설정할 수 있었던 반면, 갤럭시S20에선 UHD(초고화질)까지 가능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에선 최상옵션으로 상향한 뒤 플레이해보니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그래픽 성능을 조정했다’는 알림이 떴다.

하지만 스크린 크기가 작은 탓에 실제 플레이에선 화질차이를 크게 체감할 순 없었다.

(상단부터) LG 윙과 갤럭시S20+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실행시킨 모습.(이미지=신아일보)
(상단부터) LG 윙과 갤럭시S20+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실행시킨 모습.(이미지=신아일보)

LG 윙은 LG전자가 폴더·롤러블 등 디스플레이를 접거나 돌돌 말 수 있는 기기를 출시하기 전 과도기적 제품으로도 비춰진다.

디스플레이를 회전시키는 손맛과 후면부 세컨드스크린이 주는 편리성을 경험하면서 LG 윙도 차세대 폼팩터의 한 축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109만9800원)이 폴더블 폰의 절반 이하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