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계속 살아갈 힘은 서로를 돕는 데 있다”
[e-런저런] “계속 살아갈 힘은 서로를 돕는 데 있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9.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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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감염병의 위험 속에서도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던 국민들은 그야말로 상처를 받고 말았다.

방진복 사이로 흘러내리는 땀방울, 몸을 사리지 않고 환자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의사들에게 국민들은 무한한 고마움을 가져왔지만 미쳐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전에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인력마저 철수시키며 그들만의 집단행동에 나선 모습에 감사한 마음마저도 퇴색돼버린.

반면 꼭 지금이었어야 했을까. 정부 정책이야 국민을 위한 행동이었다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의사들의 협력이 필요하고 지원이 없어서는 안 될 시점에 의료진을 자극할 필요가 있었을까. 공공의료 확대 등 분명 필요한 사항이라지만 꼭 지금이어야 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의료 시설이나 방역 수준이 지금보다 열악했던 조선 시대에도 감염병이 도는 국토를 돌본 임금과 관리가 있었고 환자들을 치료하려 애쓰던 의관들이 있었다. 이들의 모습에서 오늘날 땀에 흠뻑 젖은 방역복 사이로 식사할 틈, 화장실 갈 틈도 없이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인들과 고군분투 방역대책을 위해 고심하는 정부의 모습이 엿보인다.

정부도, 의사들도 지금은 서로를 탓할 때가 아니다. 서로의 이기적인 주장을 내세울 때도 아니다.

1617년 조선을 뒤덮은 전염병의 공포로 조선팔도가 암흑 속에 갇혀 헤매일 때 ‘조성당일기’를 남긴 김택룡의 말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일깨워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겨내기 어려웠으나 그래도 계속 살아갈 힘은 서로를 돕는 데 있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