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어떻게 되는 거야?"…AXA손보 깜깜이 매각에 '불안한 직원들'
"우리 회사 어떻게 되는 거야?"…AXA손보 깜깜이 매각에 '불안한 직원들'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9.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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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프랑스 AXA그룹, 일정·방식 등 모두 비공개
주관사 등 관계자들 모두 "공개할 수 없다"며 함구
노조, 사모펀드로 팔릴까 노심초사…투명한 매각 요구
서울 용산구 AXA손보 본사.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용산구 AXA손보 사옥. (사진=신아일보DB)

AXA손보 매각을 둘러싸고 갖가지 얘기가 나오지만, 정작 AXA손보 내부자들은 매각 관련 정보에서 철저히 차단된 모습이다. 매각 주관사나 예비 입찰 참여사로 거론된 회사들도 입을 다물고 있어 AXA손보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다. AXA손보 노조는 회사가 사모펀드로 팔려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할까 노심초사하며, 모회사인 프랑스 AXA그룹이 매각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서는 AXA손해보험 매각 주관사 삼정KPMG가 지난 18일 AXA손보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을 진행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삼정KPMG는 매각 일정과 방식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정KPMG 관계자는 "매각 일정과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매각 당사자인 AXA손보 관계자들도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회사가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팔리게 될 지 아예 알지 못하는 상태다.

AXA손보 관계자는 "AXA손보 모회사인 프랑스 AXA그룹의 M&A(인수·합병) 방침은 내부에서 관련 문의를 하더라도 노코멘트로 일관한다"며 "AXA손보에서 매각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도 세부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AXA손보 직원들도 언론을 통해 매각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AXA손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예비 입찰에 교보생명이 단독 참여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 부분 역시 당사자인 교보생명으로부터 사실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AXA손보 매각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AXA손보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AXA손보 본사 앞에서 '깜깜이 매각'을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신아일보DB)
AXA손보 노동조합이 지난 18일 서울시 용산구 AXA손보 사옥 앞에서 '밀실 매각'을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사진=최지혜 기자)

내부적으로 매각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각 주관사와 예비 입찰 관련 내용 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AXA손보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AXA손보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서울시 용산구 AXA손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 절차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회사가 사모펀드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사모펀드는 몸집을 불리거나 인력을 최소화해 매물가치를 좋게 만들어 되파는 성격이 강해 고용 안정이나 보험업에 충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AXA손보 노조 관계자는 "과거 보험사들의 매각 사례를 보면, MG손보와 롯데손보가 사모펀드에 매각된 바 있다"며 "보험의 공공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사모펀드로의 매각 가능성을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매각을 진행하며 노동조합과 고용안정협약도 체결해야 한다"며 "최근 매각설이 떠오르자 AXA손보 내부 불안감이 증대되며 노조에 문의하는 직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이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AXA손보 노조는 사모펀드에 매각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예비 입찰에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참여했다고 하지만, 당시 예비 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았던 신한금융과 카카오페이 등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만 확인한 수준"이라며 "사모펀드의 참가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예비 입찰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모펀드가) 본입찰에 추가로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여전히 사모펀드 매각 가능성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