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여 먹으려다가"…형제 닷새째 의식 불명
"라면 끓여 먹으려다가"…형제 닷새째 의식 불명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9.1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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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서 산소호흡기에 의존, 형제 모두 자가호흡 어려운 상태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물청소 작업 중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컵라면 용기가 물웅덩이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물청소 작업 중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컵라면 용기가 물웅덩이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모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던 초등학생 형제가 화재로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닷새째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형제는 화재 당시 발생한 검은 연기를 흡입해 현재 자가호흡이 어려운 상태다. 

18일 경찰 및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소재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큰 화상을 입은 초등생 A(10)·B(8)군 형제는 이날도 서울의 한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형인 A군은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입었고 동생 B군은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었으며 형제 모두 화상뿐 아니라 화재로 인한 검은 연기를 흡입해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다. 

동생 B군은 전날 호흡 상태가 다소 나아졌다는 의료진의 판단 하에 산소호흡기를 제거하려고 시도했지만 제거한 뒤 재차 자가 호흡이 이뤄지지 않아 이날 오후까지도 계속 중환자실에서 형 A군과 함께 치료를 받고 있다.

형 A군 역시 상태가 위중해 의료진이 수면제를 투여해 화상치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오후까지도 두 형제 모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며 “동생 B군의 경우 화상보다는 많은 연기흡입으로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군 형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 확산하면서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하던 중에 부모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먹으려다가 변을 당했다.

현재 A군 형제와 어머니는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로 등록돼 있으며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 자활 근로비 등으로 160만원 정도를 지원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