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지지
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지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9.17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후변화 규제에 적대적이던 '재계 태도 변화'
BRT 기후변화 원칙성명 표지. (자료=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홈페이지)
BRT 기후변화 원칙성명 표지. (자료=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홈페이지)

미국 재계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해 '시장 기반 메커니즘'을 지지한다는 원칙성명을 냈다. 현지 언론은 기존 온실가스 관련 정책에 적대적이었던 재계의 태도 변화에 주목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때"라며 "미국의 순 온실가스 배출량을 앞으로 2050년까지 지난 2005년보다 최소 80% 줄이는 목표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원칙 성명'을 발표했다.  

BRT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기업 총수가 모인 최고경영자 협의체다. 회원은 미국 전력의 닉 아킨스, 엑손 모빌의 대런 우즈 애플의 팀쿡,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브라이언 모이니핸 등이다. 이날 성명은 기술·의료·제조·석유 업종 등 미국 기업 200명 경영자 회원들의 합의를 시사한다.  

이날 BRT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 국제 사회는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발표가 기후변화 규제에 대해 그간 적대적이었던 미국 재계의 태도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했다. 

BRT는 2007년 마지막으로 기후관련 원칙을 발표했는데, 내부 의견 차이로 탄소세,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의무 조치를 지지하지 않았다. 관련 경제 정책이 낳는 '수용할 수 없는' 경제적 비용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는 2009년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부결됐다. 

이번 원칙 성명에서 BRT는 기본적으로는 '시장 기반 메커니즘'을 강력하게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탄소 관련 가격을 분명하게 설정하는 것이 혁신을 장려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지속적인 환경 및 경제적 효과를 보장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조슈아 볼튼 BRT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용이 과도한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올바른 정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경제를 강하고 경쟁력있게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으로 현지 언론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업 행동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 2016년 파리협정에 가입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줄이는 목표에 동의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의지에 따라 지난해 11월 유엔에 파리 협정 탈퇴를 통보했다.  

트럼프는 이번주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한 브리핑에서 최근 과학자들이 기후변화 위험성을 경고한 공식 보고서에 대해서도 회의론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존 바이든 민주당 후보(전 부통령)는 공격적인 의제를 내세우고 있다. 바이든은 오는 2035년까지 전력산업의 탄소 배출을 전면 제거하고, 2050년까지 순배출 제로를 목표하고 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