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돼지열병' 1년새 700건 넘어…정부, 가을방역 '총력'
'멧돼지 돼지열병' 1년새 700건 넘어…정부, 가을방역 '총력'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9.0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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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태풍 이후 접경지역 양성개체 증가 추세, 춘천·양구도 신규 확진
중수본 차단울타리 등 대응시설물 복구·점검, 하천소독, 농장방역 집중
야생멧돼지에 따른 ASF 발생현황. (2020년 9월8일 기준, 출처=환경부)
야생멧돼지에 따른 ASF 발생현황. (2020년 9월8일 기준, 출처=환경부)

정부는 야생멧돼지로부터 발생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1년 새 700여건 이상 지속 발생한 가운데, 가을철 양성개체 수가 증가할 것을 감안해 방역관리를 한층 강화한다.

9일 양돈업계와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멧돼지 돼지열병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에서 첫 양성개체가 발견된 이후 올 9월8일 현재 736건이 발생됐다. 

ASF는 지난해 9월16일 경기 파주의 한 양돈농가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으며, 국내에 상륙했다. 사육돼지에 따른 ASF 감염은 지난해 10월 이후로 11개월째 발병되지 않고 있지만, 멧돼지 돼지열병은 1년여 간 파주·연천·철원 등 경기와 강원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간 확진 사례가 없었던 춘천과 양구에서도 잇달아 발병했다.

올 4~6월에는 다소 수그러들던 멧돼지 돼지열병은 긴 장마와 태풍 등이 집중됐던 7~8월에 각각 34건, 38건 등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중대본은 접경지역 하천을 따라 멧돼지 폐사체와 같은 오염된 부유물이 확산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멧돼지 활동성이 높아지고 개체수 증가가 예상돼 멧돼지 돼지열병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돈업계 한 관계자는 “수확기 농작물을 찾아 농경지에 나타나는 멧돼지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봄철 출산기 이후 자라난 어린 멧돼지들도 독립해 먹이활동을 하게 되면, 발생지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수본은 가을철 ASF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포획·폐사체 수색 등 멧돼지 관리를 강화하고, 소독과 농가 방역수칙 준수 등 농장단위 차단방역을 강화한다. 

김현수 ASF 중수본부장(왼쪽 네 번째)이 지난 8월18일 경기지역 ASF 방역 현장을 찾은 모습. (제공=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ASF 중수본부장(왼쪽 네 번째)이 지난 8월18일 경기지역 ASF 방역 현장을 찾은 모습. (제공=농림축산식품부)

우선 멧돼지 남하를 막기 위해 집중호우·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2차·광역 울타리 취약구간을 보강하고, 맷돼지 출입량이 많은 구간에는 자동닫힘 출입문 설치를 확대하는 등 대응 시설물 점검을 강화한다. 특히, 춘천 소양호 이남지역 확산 차단 차원에서 춘천 동면부터 가리산, 인제 38대교 구간에 울타리 설치를 추진한다. 

ASF 오염원으로 지목되는 멧돼지 폐사체 수색인력을 257명에서 352명으로 증원하고, 감염 우려가 높은 DMZ와 접경지역 주요 하천 30개소를 대상으로 환경조사와 소독을 추진한다. 

농장단위 방역대책으로는 인제·춘천 등 새롭게 양성개체가 발견된 지역에 방역차량 8대를 즉시 투입해 추가 오염원 제거에 나선다. 차량진입이 힘든 곳은 별도의 소독인력과 방제드론을 활용해 소독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접경지역 내 400여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차량 출입통제를 위한 시설 개선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한편, 농장 인력이 ASF 방역수칙을 잘 숙지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홍보와 함께 올 연말까지 방역인식수준 조사를 진행한다. 

한편, 중수본은 이달부터 사육돼지 ASF 발생에 따른 살처분과 수매를 진행한 농장 261곳을 대상으로 돼지 재입식에 나선다. 이는 농가들의 적극적인 방역조치로 사육돼지 ASF가 지난해 10월9일 이후 1년 가까이 발생하지 않음에 따라 전문가 의견 등을 검토해 결정한 것이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ASF 종식을 위해 농가는 소독·방역시설을 완비하고 방역 기본수칙 준수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입식 과정에서 출입차량·사람 소독 등 방역조치 이행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