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태양광 발전과 북한 그린뉴딜
[기고칼럼] 태양광 발전과 북한 그린뉴딜
  • 신아일보
  • 승인 2020.09.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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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현복 바이칼로그하우스 대표
 

지난 2017년 여름, 러시아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200w/h, 250w/h짜리 태양광 판넬을 공급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가 이렇게 물은 연유는 북한과 관련이 있었다. 

2012년 김정은이 집권한 후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해 농민들에게 농토를 분배해 주고 생산량의 40%를 자가 처분할 수 있도록 한 뒤 ‘돈주’로 불리는 부자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도시근교 농민들은 빠르게 부자가 돼갔고 먼 농촌지역에서도 부농들이 많아졌는데 이들이 200w/h, 250w/h 태양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농촌은 모든 행정지원에서 제외돼 있어, 전기도 공급되지 않고 전화도 없는 방치상태라고 한다. 

농사를 지어 이제 부자가 됐는데도 밤이면 TV도 못 보고 호롱불 켜고 지내야 하니 작은 태양광이라도 설치해서 불도 켜고 TV도 보기 위해 200w/h, 250w/h짜리 태양광이 필요하다고 했다. 러시아를 통해 한국산 태양광 판넬을 수입하고자 한 것이다.

중국에서 암암리에 태양광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조잡한 싸구려 제품이라서 비싸더라도 한국산을 원한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떤 회사도 200w/h, 250w/h 태양광을 만들지 않아서 몇몇 군데 업체와 생산을 협의하던 중 대북 제재가 더욱 강화돼 러시아를 통한 북한으로 태양광 수출은 유야무야 됐다.

2015년에 몇몇 선교단체에서 동남아 지역 선교사들에게 30w/h짜리 소형 태양광 발전기에 축전형 LED(발광다이오드) 전등 10w/h짜리 2개를 설치해 20만원 씩에 보낸 적이 있다. 

밤에 10w/h짜리 LED 전등 2개를 켤 수 있는 시설로써 하나는 거실에, 하나는 자녀 공부방이나 야외용 등으로 쓴다는 것인데, 북한 농촌 부자의 요청은 그것보다는 10배 정도 용량이 커진 것이다.

지난 8월21일 한 신문에 문 정부가 들어선 뒤 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여의도 17배 면적의 산을 깎아먹었다는 기사가 났다. 태양광 발전은 가능하면 모든 주택, 사무실, 공장, 학교 들이 참여해서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빈 땅, 빈 공간에 설치해 전력을 생산해 쓰는 자가발전형, 생활형 발전이 돼야 한다. 

그런데 작금의 한국 태양광 발전 사업은 한탕주의 투기판이 돼서 태양광 발전 이미지를 완전히 버려 놓았다.

태양광은 처음 설치할 때는 목돈이 들지만 한 번 설치하면 15년간 거의 공짜며, 그래서 처음 설치할 때 보조금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그 지원금이 사기꾼들에게 먹잇감이 돼 전국의 산천을 투기판으로 만든 것이다.

하루빨리 남북간 교류가 정상화돼 북한의 방치된 농촌 가정에 200w/h, 250w/h가 아니라 1kw/h정도의 태양광을 설치해 주어서 전기불도 켜고, TV도 보고, 전기밥솥으로 밥도 하고 컴퓨터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북한만은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그린 뉴딜이 실천되는 나라가 되도록 미리 많은 연구를 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현복 바이칼로그하우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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