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 속 대기업 74% "하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
코로나19 충격 속 대기업 74% "하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9.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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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41%서 큰 폭 증가…'국내외 경제 악화' 원인
500대 대기업 2020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자료=한경연)
500대 대기업 2020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자료=한경연)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올해 국내 대기업 중 74%가 하반기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하거나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 2월 41%에서 최근 큰 폭으로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경제가 악화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 중 74.2%는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규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은 50.0%고, 신규채용을 하지 않을 예정인 기업은 24.2%다. 지난 2월 한경연이 진행한 상반기 신규 채용조사에서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은 32.5%였으며, 신규채용하지 않는 기업은 8.8%였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25.8%였다. 이 중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줄이거나 비슷하게 유지한 기업은 77.4%였고, 작년 대비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22.6%였다.

하반기 채용계획을 고민 중인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69.8%)가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 내부 수요 부족'(7.5%)과 '인건비 부담 증가'(5.7%)가 원인으로 꼽혔다.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서는 '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27.9%)를 예상하는 기업이 가장 많았고 '수시채용 비중 확대'(26.1%)와 '경력직 채용 강화'(20.02%) 전망이 뒤를 이었다.

또 대기업의 52.5%는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2.5%는 공개채용 없이 수시채용을 100% 활용하고 있고, 30.0%는 수시채용과 공개채용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노동과 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29.0%)와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8.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고용시장은 기업들의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고용여력 위축과 신규채용 유인 부족이 겹쳐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산업 활력제고와 고용 유연성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청년들의 실업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3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9.0%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