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완성차 노조, 파업할 때 아니다
[기자수첩] 완성차 노조, 파업할 때 아니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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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1만1847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하며, 6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8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 감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 효과가 줄어든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달 해외 판매는 47만9038대로 14.3% 감소했다.

그동안 올해 자동차 내수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월 9.2%, 4월 6.5%, 5월 9.3%, 6월 41.2%, 7월 10.1% 등 상승 곡선을 보였다. 완성차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시장이 선방해준 덕분에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완성차업체들은 다시 한숨을 짓고 있다. 노사 갈등 때문이다. 특히, 파업 전운까지 감돌면서 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내수시장에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GM은 9월1일부터 2일까지 노조 부평·창원·사무·정비지회 등 소속 조합원 7700여명을 대상으로 쟁의권 확보를 위한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 7월22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사측과 7차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한국GM 노사는 올해 1월 ‘트레일블레이저’ 출시행사에서 손은 맞잡고, 신차 흥행과 협력을 다짐했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 다시 갈등에 휩싸였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가입을 재추진한다. 이는 노조가 상급 단체로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사측에 올해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코로나19 위기극복 등 명목으로 일시금 7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본사로부터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임단협에서 임금 동결을 이끌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본사에 물량 배정을 요구할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들의 파업에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의사들의 요구에 대한 정당성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환자 곁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노조도 코로나19 위기에서 파업이 아닌 노사 간 상생 도모에 써야 한다. 이 시국에 파업을 불사해야 할 명분을 찾기 힘들다. 명분이 있다면 설득력 없는 억지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