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 여파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가 빠르게 다가온 가운데, 회사 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streaming) 방식의 기업 홍보·마케팅은 확산하는 분위기다. 최근 만난 기업 대부분 동영상 스트리밍 전담팀을 꾸리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회사의 개성을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방식의 홍보·마케팅으로 쏠쏠한 재미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은 담당 구성원 대부분의 연령을 신입사원부터 30대가 넘지 않는 젊은 피로 제한했다.
이들 기업에 따르면, 각 구성원은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을 통해 회사의 장점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뿐더러, 이를 표현하는 방법 또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
말 그대로 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선 누구나 자유롭게 경쟁적으로 사고를 확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한 대기업의 경우, 동영상 스트리밍 전담팀 직원들에게 ‘스트리머(streamer)가 돼라’는 미션을 부여하고 관련이 없는 업무는 모두 배제했다.
물론, 기획과 제작을 통해 나온 결과물을 최종 결재하는 결정권자가 있지만, 결정권자는 조직 구성원과 세대차이가 나면 될 수 있는 대로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해당 결정권자가 제작 과정에 참견하면 결과물의 재미는 여지없이 반감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톡톡 튀는 기획 아이템이 나와도 윗선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완전히 바뀌어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회의는 철저히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진행한다”며 “세대 간 생각의 차이긴 하지만, 일부에선 윗선의 꼰대질이 부른 참혹한 결과로 치부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자조 섞인 한 숨을 내뱉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동영상 스트리밍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판을 깔았고, 결과물을 책임지는 조직의 결정권자가 경쟁적으로 사고를 확대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한 결과는 좋았다는 평이 뒤따랐다.
같은 맥락으로 사고를 확대하자니, 최근 정부의 행보가 눈에 밟힌다. 정부는 넷플릭스에서 촉발된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최근 민관 협의체 가동에 돌입했다. 토종 OTT 업체들 간 제휴와 협력을 촉진해 글로벌 OTT에 맞설 역량을 키운다는 게 골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8일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 국내 4개 OTT 사업자와 만나 “OTT와 전통 미디어의 상생, 발전을 통해 국내 미디어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에 따라 ‘OTT 정책협력팀’을 신설하고, 토종 OTT 간 협력 모델을 찾으면서 OTT 플랫폼 간 인수·합병(M&A) 절차 간소화와 플랫폼의 대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OTT 사업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사업자마다 수익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사업자 간 협력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다는 점은 국내 OTT 사업자들의 투자의지를 짓밟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서 아무런 제약 없이 통신사 등과 제휴해 수익을 거두는 반면, 국내 OTT 사업자는 통합방송법에 편입돼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국내 OTT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거침없는 표현이 나오는 까닭이다.
정부는 토종 OTT 사업자가 자유로운 환경에서 경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마련해야 한다. 우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이후 국내외 OTT 사업자와 방송·통신사 등 유료방송 사업자가 열린 사고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더 이상의 관심과 규제는 꼰대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