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종교發 코로나 위기, 이제 그만
[e-런저런] 종교發 코로나 위기, 이제 그만
  • 신아일보
  • 승인 2020.08.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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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288, 324, 332, 397.

매일 아침 10시10분이 되면 코로나 확진자 수를 확인하는게 습관이 됐다. 최근 열흘간 무서운 속도로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기에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 급증하는 그 숫자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벌써 3일째 300명대다. 심지어 23일 397명이라는 숫자는 지난 3월7일 483명 이후 최고치다.

수도권이 뚫리면서 어디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교회는 물론이고 식당, 카페 등 생활과 밀접한 모든 곳이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공포의 공간이 된 것이다.

일상생활 한 가운데까지 자리잡은 코로나에 이제 많은 국민들의 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벌써 3번째 위기다. 대구 신천지, 서울 이태원 집단감염을 간신히 이겨내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이어가던 대한민국의 시계가 또다시 멈춰버린 것이다. 전국적으로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노래방·피시방 등 고위험군 업종 영업이 금지되고 결혼식을 포함한 모든 50인 이상 실내 모임도 금지됐다. 각급 학교의 2학기 등교 등 학사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나 세번의 위기 가운데 두번이 종교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특정종교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비난의 수위가 높이지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누군가 자기들 교회에 바이러스를 일부러 옮겨왔다고 주장하면서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들은 코로나 검사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보건소 직원에게 일부러 접촉하는 등 수준 이하의 행동으로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특히 확산세가 증폭되던 지난 15일 집회에 참가하면서 코로나 확산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종교를 정치에 악용했다는 것이다.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퇴진’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왔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신도를 이용했다. 물론 색깔이 같은 수는 있다. 하지만 종교와 정치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어떠한 종교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정국 속에서도 방역당국에 협조하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만 치중한다면 그것이 바로 ‘이단’의 모습인 것이다. 더 이상 종교발 코로나19 위기가 없길 바랄 뿐이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