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교회, 특별재난지역 남원·곡성·철원 수해복구
하나님의 교회, 특별재난지역 남원·곡성·철원 수해복구
  • 박주용 기자
  • 승인 2020.08.14 17:28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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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도구 씻고, 토사 쓸고, 쓰레기 치우며 온몸 ‘땀범벅’
남원에서 진행된 수해복구에 참여한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이 창고에 들이닥친 진흙더미를 치우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 (사진=하나님의 교회)
남원에서 진행된 수해복구에 참여한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이 창고에 들이닥친 진흙더미를 치우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 (사진=하나님의 교회)

유래없이 긴 장마와 집중호우가 한반도 전역을 휩쓸고 있다.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을 갱신한 중부지방을 비롯해 수해가 할퀸 전국의 산천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계속되는 폭우에 도움의 손길마저 여의치 않아 피해는 커져만 갔다. 이런 가운데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남원, 곡성, 철원 등지에서 수해복구에 나서며 힘을 보탰다.

전북권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 수해복구에 구슬땀

14일 하나님의 교회에 따르면 신자들은 지난 13일 집중호우와 섬진강 범람이라는 이중고에 신음하는 전북 남원시와 전남 곡성군을 찾았다. 섬진강 수계에 속한 이 지역은 지붕까지 차오른 수위에 주택뿐 아니라 비닐하우스 등 각종 시설물이 오물과 부유물로 뒤엉켜있었다.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남원시 송동면과 대산면, 곡성군에서 진행된 복구작업에는 전북권 신자 260여 명이 참여했다.

송동면 세전리에 거주하는 피해가정 어르신은 봉사자들을 전심으로 반겼다. 섬진강 제방이 붕괴하던 당시의 목격담을 전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어르신은 “섬진강 제방 앞에 논이 있어 모종을 보러 가던 중이었다. 제방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쳐다보던 그 순간에 눈앞에서 제방이 터졌다”고 말하며 몸서리를 쳤다. 또 다른 봉사지역인 대산면 운교리에 거주하는 피해주민은 “새벽 3시에 밖에서 큰 바위가 굴러 내려오는 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산사태가 난 것이었다. 바위와 토사가 집안까지 밀려들어와 급히 피신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봉사자들은 먼저 쓰레기와 토사로 뒤범벅된 집 안팎을 오가며 온갖 폐기물과 쓰레기들을 치웠다. 이어 침수된 가재도구와 가전제품 등을 들어내 일일이 씻었고, 한편에서는 수북이 쌓인 토사와 진흙더미를 삽으로 퍼내 옮겼다.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에 임하는 봉사자들의 온몸은 금세 땀으로 흥건해졌다.

이들은 집주인이 건네는 시원한 냉수 한 컵에 목을 축일 때조차도 손에서 연장을 놓지 않았다. 이 모습을 지켜본 노년의 집주인은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집뿐 아니라 논과 하우스에 가득했던 쓰레기까지 깨끗하게 치워진 모습을 보고는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곡성에서는 신리와 오지리에서 복구작업이 이뤄졌다. 이 지역들은 농가 피해가 특히 컸다. 피해가정 어르신은 출하를 앞둔 멜론이 모두 침수피해를 입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비닐하우스 4동에서 멜론을 경작했던 한 마을 주민은 “출하 직전인 멜론을 다 버렸는데, 땅이 좋지 않아 다시 심을 수도 없다. 팔십 평생 이런 큰 재난은 처음”이라며 먹먹해했다. 이곳에서도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은 온종일 쉴 새 없이 복구에 매진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엉망인 집안은 그야말로 쑥대밭이었다. 급한 대로 가재도구를 씻고, 가전제품을 닦고, 집안 벽면과 바닥을 물로 세척하며 걸레질을 했다. 침수된 도배지와 장판을 걷어내고 집안 구석구석을 말렸다.

최북단 철원서도 이어진 복구작업, 군 간부도 감동

앞선 7일에는 강원도 최북단 철원군에서 복구작업이 있었다. 이달 첫날부터 열흘 동안 내린 비가 지난 한 해 강수량보다 많았던 이곳은 일찍부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한탄강이 범람해 민통선 인근 4개 마을의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했고, 수백 명이 대피했다. 하나님의 교회 봉사자들은 주민 대부분이 노년이라 도움의 손길이 더욱 절실한 갈말읍 동막리를 방문했다. 당시 90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0가구가 피해를 입은 이곳을 찾은 민간 봉사단체는 하나님의 교회가 유일했다.

이들이 방문한 피해가정은 과거 숙박업을 해 큰 방만 7칸이었다. 여기에 수십 년 동안 쌓인 그릇과 집기류, 침구류 등도 상당했다. “물이 10분도 안 돼 집에 들이닥쳤다. 금세 허리까지 차서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다”는 어르신은 복구작업은 엄두도 못 냈다고 토로했다. 이곳에서도 봉사자들은 온종일 그릇과 집기, 옷가지, 침구류 등을 일일이 세척했고, 집 안팎 여기저기 쌓인 쓰레기와 토사를 분주히 치웠다. 복구작업에 여념이 없는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을 본 한 군부대 관계자는 “이분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지원하라”고 보좌관에게 말했다고 한다.

국가적 재난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았던 하나님의 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도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감염예방과 지원에도 적극 동참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의 의료진과 시민들을 위해 보건용 마스크(KF94) 3만매를 긴급 지원했고, 성금 2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하며 국민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전했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미국, 브라질, 페루를 비롯해 공공보건 환경이 열악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국에서 현지 신자들이 마스크를 지원하며 확산예방에 앞장섰다. 더불어 이 교회 대학생 봉사단 아세즈(ASEZ)와 직장인청년 봉사단 아세즈와오(ASEZ WAO)도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을 응원하는 손편지와 마스크, 간식 등을 전달하며 힘을 북돋았다. 이외 온라인 예배 시행, 교회 출입 시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 의무화, 교회 건물 안팎 상시 소독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방역조치에도 협조하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는 오는 16일에도 구례군과 광주광역시에서 수해복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구례군은 특히 피해규모가 큰 지역이다. 하나님의 교회 관계자는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돕고 격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인천/박주용 기자

pjy609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