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휴직 폭증 불러온 코로나…3~5월 매달 100만명 넘게 쉬어
일시휴직 폭증 불러온 코로나…3~5월 매달 100만명 넘게 쉬어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8.09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된 이유 '사업 부진·조업 중단'…전체의 58% 차지
외환·금융 위기 시절 같은 기간에는 40만명 밑돌아
1997~2020년 3~5월 일시휴직자 추이. (자료=경제활동인구조사·한경연)
1997~2020년 3~5월 일시휴직자 추이. (자료=경제활동인구조사·한경연)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3~5월 일시휴직자 수가 매월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유례없는 폭증 현상으로,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 때도 3~5월 일시휴직자 수가 40만명을 넘지 않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을 쉬게 된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사업 부진'과 '조업 중단'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이 공개한 '2020년 일시휴직자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일시휴직자 수는 102만명으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일시휴직자는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일은 하지 않고 있어 미취업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후 지난 3월 일시휴직자는 160만7000명에 달했고, 4월에는 148만5000명을 기록했다. 3~5월 매달 100만명을 넘긴 것인데, 이는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 시절이나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도 볼 수 없던 폭발적인 증가세다.

3~5월 월별 일시휴직자 수는 1997년부터 작년까지 40만명을 넘은 적이 없다.

한경연이 올해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시휴직자 폭증의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부진과 조업 중단 증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5월 평균 기준으로 일시휴직자의 약 58.2%가 사업부진 및 조업 중단으로 일을 쉬었다. 2018~2019년 같은 기간에 사업부진 및 조업 중단으로 발생한 일시휴직 비중이 20% 내외였던 것을 고려하면 큰 폭 증가세다.

산업별 분포를 보면 올해 3~5월 월평균 일시휴직자 137만1000명 중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종사자는 가장 많은 26만5000명으로 전체의 19.3%를 차지했다. 교육 서비스업이 24만1000명(17.6%)으로 뒤를 이었고,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총 20만7000명(15.1%)이 일시휴직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을 꺼리면서 관련 산업 부문에서 특히 일시휴직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직업별로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일시휴직이 36만명(26.3%)으로 가장 많았고, 단순노무 종사자도 33만2000명(24.2%)으로 비교적 많았다.

학력별로는 고졸·대졸 학력의 일시휴직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으며, 성별로 구분했을 때는 여성 비중이 62.5%로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서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고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용 및 근로시간 유연성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 연구위원은 "근로 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 일자리의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필요한 경우 전일제 근로자를 시간제 근로제로 전환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선택제 등과 같이 근무 형태의 다양화를 통해 근로 유연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