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저출산 이야기 ② - 저출산의 나비효과
[기고 칼럼] 저출산 이야기 ② - 저출산의 나비효과
  • 신아일보
  • 승인 2020.07.1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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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저출산문제연구소장
 

식량의 증가, 의학의 발달, 위생의 개선, 범죄의 감소, 전쟁의 소멸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던 인구에 1960년대부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혼자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지방의 학생이 도시로 공부하러 가거나 농촌의 젊은이가 고향을 떠나 공장에 취직하면서 혼자 사는 사람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가족을 떠나 혼자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1980년에는 1인가구 비율이 전체가구의 4.5%에 이르게 된다. 1인 가구는 빠르게 증가해 2019년에는 30%를 차지한다.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해 2035년에는 4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인가구도 꾸준히 증가해 2035년에는 3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인가구가 전체가구의 75%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1·2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출생아 수가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1970년에 100만7000명의 아이가 태어났으나 2019년에는 30만3100명, 2020년에는 28만2000명의 아이가 태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0년 동안 무려 72%가 감소한 것이다. 앞으로 출생아수가 매년 5%씩 감소하면 2040년에는 11만명, 2060년에는 4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생아수는 감소하는데 수명은 증가해 노인 인구 비중은 14.9%(2019년)에 달하며,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이 40% 이상인 나라,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나라에서는 무슨 일이 발생할까?

첫째,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기가 닥치게 된다. 해방 이후 남한의 출생아수는 북한보다 많았으나 계속 감소해 2017년에는 남한과 북한의 출생아수가 35만명으로 같아졌다. 이들이 군대에 갈 즈음인 20년 후에는 남한의 군병력은 북한의 1/7에 지나지 않게 된다. 30년 후에는 1/10 이하로 감소한다. 아무리 첨단 무기를 갖춘다 해도 10배 이상 차이 나는 군병력을 극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둘째, 경제가 위기에 빠지게 된다. 내수시장은 축소되는데, 생산가능인구는 감소하고 노인은 증가함에 따라 세금과 임금이 증가해 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환율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돈의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물가가 안정됐으나 그런 시대가 끝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연금과 수당에 의지해 살아가는 국민에게 큰 고통을 주게 된다.

셋째, 이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금이 증가하고 경제가 침체 됨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게 된다. 다섯째, 학생 수의 감소에 따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가 차례로 폐교하게 된다. 학교가 폐교되면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떠나게 돼 그 지역의 붕괴가 더욱 촉진된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의 붕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여섯째, 사회적 기능유지와 부양체계가 무너진다. 경제는 쇠퇴해 세수는 감소하는데, 육아, 교육, 교통, 보건의료, 연금, 복지 등의 지출은 증가해 결국에는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건강보험기금과 국민연금기금도 고갈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1954년부터 2010년까지 모든 것이 발전하는 황금시대였다면, 2020년부터는 모든 것이 사라지는 소멸의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 없이 혼자 사는 것이 편하고 자유로워 현재는 좋을지 모르지만 소멸의 시대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위기에는 가족이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김민식 저출산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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