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리더의 자격
[e-런저런] 리더의 자격
  • 신아일보
  • 승인 2020.07.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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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중계를 통해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화면에 낯선 얼굴이 잡히는 경우가 있다. 100kg에 육박하는 거구에 하얀 피부, 그리고 파란 눈동자를 가진 이 사람은 올해부터 기아 타이거즈의 지휘봉을 잡은 맷 윌리엄스 감독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62승 80패를 거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기아 타이거즈는 현재 30승 25패로 4위에 올라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순위보다 투타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하며 이 같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 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40년 프로야구 역사 속에서 외국인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을 포함해 단 세 명뿐이다. 가장 먼저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 부임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무려 8년 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2017년과 2018년 SK 와이번스를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은 2018년 팀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겼다.

이처럼 국내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감독은 아직까지는 실패 사례가 없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우연히? 아니면 그들의 능력이 좋아서?

야구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가 지연과 학연에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과거 유도 종목이 그랬고, 쇼트트랙도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결국 외국인 감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지연과 학연을 탈피해 선수의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영광 역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이 같은 철학 아래 박지성, 김남일, 송종국 등 새로운 얼굴들이 전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가능했다.

리더의 자격은 구성원에 대한 치우침 없는 시각과 판단으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서 비롯된다. 이는 비단 스포츠 분야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