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세론' vs 김부겸 '견제론'… 사활 건 당권 레이스 시작
이낙연 '대세론' vs 김부겸 '견제론'… 사활 건 당권 레이스 시작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7.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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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당대회 공식 출마 선언… "책임질 당대표 필요"
이낙연, 낙선 시 대권가도 막혀… 김부겸은 대선잠룡 전락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공식적으로 돌입했다. 두 거물이 당심 잡기에 나선 가운데 석패할 경우엔 정치적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김 전 의원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대통령 선거)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당대표, 무엇보다 선거 승리를 책임질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오는 8월 말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당권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대표가 되면 저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대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유력 대선주자이자 경쟁 상대인 이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또 내년에 있을 4·7 재·보궐선거와 9월 대선 후보 경선, 2022년 예정한 3·9 대선과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언급하며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둔 3월에 당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해당 날짜로부터 1년 전에는 직을 사퇴해야 한다.

당내에서도 이 의원과 김 전 의원 아래로 속속 결집하고 있다.

노무현·문재인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이 의원은 '대세론'을 고리로 측근 도움을 대대적으로 받고 있다. 설훈 최고위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 지지세력 규합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설 위원은 앞서 이 의원이 당권 도전을 망설였을 때도 여러 통로를 통해 힘을 불어넣었다. 민평련 사무총장 오영훈 의원도 가담했다.

이개호 의원은 호남에서 이 의원 정치 기반 공고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 최인호 의원은 부산을 중심으로 영남권 외연 확장에 돌입한다. 손학규 계파로 분류했던 전혜숙·김병욱·고용진 의원과 백혜련 의원도 이 의원 쪽으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노무현계 김 전 의원은 '견제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 의원의 정치적 심장부 호남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 출마 선언을 통해선 "대선에서 영남 지지율 40%를 만들겠다"며 대세론 흔들기에 나섰다.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스승으로 불리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후원회장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 초기 정무수석을 지낸 '원조 친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역 중에는 박재호 의원 등이 지원하고 있고, 선거사무실에는 과거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와 이광재 의원 측 실무진이었던 일부 인사도 합류했다.

정치권은 당권 경쟁에서 떨어지는 후보자는 정치적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지도력에 의심을 받으면서 대선가도가 막히고, 현재 원외 인사인 김 전 의원의 경우 대선 잠룡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우원식·홍영표 의원 등 불출마로 기조를 선회한 이들과 당내 거물급 인사들이 어느 편에 설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