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 만경대구역 원로리 일대에서 핵탄두를 개발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이 지역은 기존에 핵 시설이 있다고 신고되지 않은 곳으로 알려졌다.
9일 연합뉴스는 미국 CNN방송의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CNN방송은 전날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로부터 입수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원로리 일대에 감시시설과 고층의 주거지, 지도부 방문 기념비, 지하 시설 등이 포착됐다.
북한은 과학자를 우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핵 시설이 있는 지역에 고층으로 주거지를 짓고, 지도부 방문 후 기념비를 세워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 사진을 분석한 후 "보안 경계선과 부지 내 사택,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지도자 방문 관련 기념물, 지하시설 등 북한의 핵 시설임을 보여주는 모든 특징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승용차와 트럭, 화물컨테이너 등 차량 운행이 많은 점이 눈에 띈다"면서 "이는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로리 일대 시설은 앞서 지난 2015년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진이 처음 확인했으나 당시에는 이 시설이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공론화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는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과 원로리의 연관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CNN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북한 핵 시설이 공개됨에 따라 지난 2018년 '북한의 핵 위협은 더 이상 없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은 근거가 약해졌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