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모주 투자…'불나방'은 되지 말아야
[기자수첩] 공모주 투자…'불나방'은 되지 말아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7.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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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주 투자 열기가 뜨겁다. SK바이오팜이 지난 2일 상장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일으킨 공모주 투자 열풍은 '개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한 층 끌어올렸다.

"얼마가 됐든 사라"라든가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소리가 온라인 투자자 카페 등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바야흐로 주식 청약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이다. 

최근 새로 상장한 기업의 거래 첫 날 수익률이 잇따라 100%를 넘어서며 이같은 공모주 투자 수요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신규 상장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첫 날 수익률을 살펴보면, 지난 5월 드림씨아이에스가 104.6%, 6월 에스씨엠생명과학이 112.3%, 엘이티가 159.6%다. 이 달 들어서도 지난 1일 상장한 마크로밀엠브레인이 136%,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이 159.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대박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부터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후 공모 청약에 나선 기업이 대부분 흥행에 성공하면서, 청약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대형주인 SK바이오팜이 청약 경쟁률 323대 1을 기록했고, 마크로밀엠브레인과 위더스제약, 신도기연도 각각 8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청약 열기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모든 신규 상장사와 IPO기업이 이처럼 대흥행 열기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일 상장한 신도기연의 경우 상장 첫 날 곧바로 하락세를 보이며 공모가 대비 40% 수익률을 시현하는 데 그쳤고, 지난달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소마젠의 경우에는 4.42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시장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와 수급동향에 따라 흥행 여부는 언제든 엇갈릴 수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다수 투자자들이 그동안 축적했던 경험 상 신규 상장사의 공모가가 시장가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해 투자 열기에 가담하고 있지만, '부동산 로또 분양'처럼 무조건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실제 해당 종목이 시장에 상장된 이후 가격이 공모가보다 떨어지는 경우도 다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뒤 가리지 않는 불나방식 투자가 아닌, 가치 투자가 필요한 때다. 최근 공모주 투자열기에 그저 휩쓸리기 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종목을 자체적으로 잘 살펴 투자해야 한다는 소리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소득은 없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