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해상서 한국인 선원 5명 납치… “요구 조건 아직 없어”
서아프리카 해상서 한국인 선원 5명 납치… “요구 조건 아직 없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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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한 공격받은 파노피 프런티어호. (사진=연합뉴스)
괴한 공격받은 파노피 프런티어호. (사진=연합뉴스)

서부 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원 5명이 무장괴한으로부터 납치(피랍)됐다.

납치된 지 12시간이 지났으나 아직 무장괴한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인 선원들의 안전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 당국은 납치 세력의 신원 및 정확한 소재 등을 파악 중으로 이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25일 연합뉴스는 온라인 매체 ‘드라이어드 글로법’ 등이 전날 오후 3시40분께(한국시간 25일 0시40분) 베냉 코토누 항구로부터 약 111km 떨어진 해상에서 참치잡이 조업 중이던 994t급 ‘파노피 프런티어’호가 총을 든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가나 국적인 이 어선에서는 모두 30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한국인 5명과 가나인 25명이다. 이 어선에 스피드보트를 타고 접근한 무장괴한이 올라탔고 이들은 선원 중 한국인 선원 5명과 가나 국적 선원 1명 등 6명만을 납치했다.

이들의 동향은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으나 납치 후 나이지리아 해역인 동쪽으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납치되지 않은 24명의 가나인은 ‘파노피 프런티어’호를 타고 가나로 귀선 중이다.

이 어선의 선원송출을 담당한 회사 부산 피오마린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현지 법인에 있는 한국인 직원으로부터 납치 소식을 전해 듣고 경위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피오마린 측은 “피랍 사실을 전달받은 지 얼마 안 돼 현지 상황을 파악 중이다”며 “가족 등에게 사실을 알리고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와 피오마린은 함께 이 사건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는 중이다. 피오마린은 우선 납치된 선원 5명은 부산(3명), 광주(1명), 인천(1명) 등 지역 출신으로 모두 간부급 선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61세 선장과 56세 기관장, 50세 1항사, 50세 1기사, 56세 갑판장 등 5명의 명단을 확보한 것이다.

무장괴한이 왜 이들은 납치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피오마린 일각에서는 금품을 갈취하기 위해 한국인 선원들을 납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와 피오마린은 무장괴한으로부터 현재까지 별다른 요구 조건 등이 오지 않았으나 향후 연락이 올 것으로 보고 대비 중이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베냉 앞바다는 서아프리카 해역 기니만에 인접해 있다. 기니만은 전 세계해적 납치 사건의 40%가 넘게 발생할 정도로 납치 발생이 높은 해역이다.

올해만 해도 기니만 해역에서 7번째 납치가 있었다. 최근에는 지난 5월3일 가봉 리브리빌 인근에서 새우잡이를 하다 해적 세력에 50대 한국인 남성이 납치돼 37일 만에 나이지리아 남부지역에서 석방됐었다. 또 2018년 3월26일에는 마린711호에 탄 한국인 3명이 납치돼 32일 만에 석방된 바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