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대학등록금 반환, 대학이 고민해야 할 숙제
[e-런저런] 대학등록금 반환, 대학이 고민해야 할 숙제
  • 신아일보
  • 승인 2020.06.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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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반환 문제가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1학기가 통째로 날아가면서 학습권을 침해받은 대학생들이 등록금 환불을 주장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대학들은 각 학교마다 온라인 수업 등의 방법을 모색해 수업을 진행했지만 비대면 강의가 만족도 높을 리 없었을 것이다.

대학등록금이 한 두 푼도 아니고 수백만원에 달하는 큰 돈을 내고도 만족스럽지 못한 수업을 받았으니 학생들로서는 반환요구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원격수업은 시간마다 끊어지기 일수고, 몇 년 전 강의를 다시 보게하는가 하면 외부사이트를 이용해 수업 내용과 동떨어진 강의도 허다할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 자체도 다 채우지 못한 채 절반 이상만 채우고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에 불만을 품고 있던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무렵, 건국대가 2학기 등록금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학비 일부를 학생들에게 돌려주겠다는 통 큰 결단을 내리면서 이 문제가 더 불거졌다. 

다른 대학들도 동참하면 좋으련만 코로나로 인해 대면수업이 불가한 상황에서도 고정비용을 일정하게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고, 등록금 인상을 몇년간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반환을 할 수 없다는 사립대들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정부와 여당은 지난주 당·정·청 간담회를 통해 등록금 환불 요구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환불대책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재원 마련을 두고는 온도차가 극명하다. 정부와 청와대는 기존 교육부 예산의 항목 변경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민주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증액을 주장했다. 물론 이후 기조가 살짝 바뀌어 추가경정예산으로 추진하기보다 먼저 대학에서 자구책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런데 등록금을 받은 곳은 학교다. 학교에서 환불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학교들은 나몰라라 하고 정부가 혈세를 투입하는 방법을 고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미 앞서 말한 것처럼 건국대의 사례가 있지 않은가. 어쩌면 대학들 사이에서는 선구자 역할을 한 건국대가 눈엣가시일지 모른다. 하지만 대학들이 먼저 노력을 한 다음에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는 것이 옳다. 위기상황을 핑계로 막대한 혈세투입이 정답은 아니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