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아동학대, 가장 무거운 벌로 다스려야
[e-런저런] 아동학대, 가장 무거운 벌로 다스려야
  • 신아일보
  • 승인 2020.06.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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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나면 어디서든 한 번 쯤은 회자되는 말이다. 상식적인 아니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상식 이하의 인간이 넘쳐나는 것이 문제다. 

벌써 몇일째 주요뉴스에 학대받은 아동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이 뉴스가 더욱 충격적인 것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해야 할 집이 끔찍한 지옥이 됐다는 것이다. 

이혼가정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혼률이 늘면서 어딜가나 이혼가정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이후가 문제다. 친엄마와 새아빠 또는 친아빠와 새엄마가 꾸려가는 가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아이가 자꾸만 학대를 받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애초에 걸림돌이 되려한 것이 아니다. 부모가 낳았고, 부모의 선택에 의해 이혼가정의 자녀가 됐으며, 또다시 부모 선택대로 새로운 부모를 맞이했을 뿐이다. 그런데 댓가가 가혹하기 그지없다. 계부 혹은 계모라고 다 아이를 학대하는 것은 아니다. 친부모보다 더 아이를 사랑하고 케어하는 부모가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늘 계부모가 연루됐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최근 세상을 들썩이게 한 천안 계모나 창녕 계부처럼 말이다. 

훈육과 체벌은 엄연히 다르다. 그들은 훈육을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분명히 학대였다. 아이의 올바른 미래를 위한 행동이 아닌 자신의 분노표출을 위해 아이를 도구로 삼았을 뿐이다. 

수법도 더욱 잔인해지고 있다. 천안 계모는 크지도 않은 여행가방에 9살 아이를 넣어두고 수시간을 방치했다. 

창녕 계부 역시 마찬가지다. 집안에서 아이한테 목줄을 채워놨고 집안일 할 때만 풀어줬다. 또 쇠사슬로 아이를 묶기도 했으며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아이 손가락을 지지기도 했다. 

모두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옆에서 방임한 친부모의 죄도 매우 크다. 적어도 아이를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면 최선을 다해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학대 속에서 고통을 겪을 때도 모른척 했거나 학대를 거들었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로 그들을 다스려야 할 것이다. 더이상 학대로 고통을 겪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게 말이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