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첫 '역성장 전망'
한은,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첫 '역성장 전망'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5.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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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연 2.1% 상승 전망서 -0.2%로 수정
코로나19 재확산 발발 시 더 낮아질 수도
28일 서울시 중구 한은 임시 본원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방향과 경제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은)
28일 서울시 중구 한은 임시 본원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방향과 경제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은)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 우리나라 경제의 역성장을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망에서 올해 2.1% 상승을 예상했지만, 이를 -0.2%로 대폭 낮춰 잡았다. 한은은 이 같은 수치도 코로나19 상황이 재확산 양상으로 바뀔 경우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28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전망했던 2.1%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한은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9년 7월 -1.6%로 예상한 이후 11년 만이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0.5%로 크게 위축된 후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해 0.1%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였다.

한은은 국내 경기가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중 크게 악화하겠지만, 민간소비와 상품 수출 부진이 점차 완화되면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부진하겠지만, 정부 정책 등으로 소득 여건이 다소 개선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증가 전환할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IT 부문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비(比) IT 부문에서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민간부문 부진이 이어지면서 조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고, 상품 수출은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감소로 전환하겠지만, 각국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면서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 자체도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가 올해 2분기 이후에는 약화하리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확산세가 심화할 경우 경제 전망 수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전망은 전 세계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2분기 중에 정점에 도달하고 국내에서도 대규모의 재확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뤄졌다"며 "결국 앞으로의 성장 경로는 코로나19가 향후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