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돼지열병' 방역 강화…발생농장 재입식 허용 않기로
여름철 '돼지열병' 방역 강화…발생농장 재입식 허용 않기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5.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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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출산으로 여름철 활동성 증가, 발병 위험성 높아
정부, 내달부터 농장 방역 수준 높이고 포획방식 달리 접근
가평·춘천·속초 등 비발생지역까지 광역울타리 범위 확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2020.5.27 현재, 출처=농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2020.5.27 현재, 출처=농식품부)

정부는 여름철에 멧돼지의 활동성이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해, 내달부터 철저한 농장 단위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을 위한 방역관리를 한층 강화한다고 28일 밝혔다. 

또, 지난해 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의 돼지 재입식은 여름철 위험성을 고려해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여름철 사육돼지에서의 돼지열병 발생 위험성은 높은 상황이다.

사육돼지에 따른 돼지열병 발생은 지난해 9월16일 첫 발생한 이후 23일 만인 같은 해 10월9일 마지막 발생 후 7개월 넘게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 봄철에 멧돼지 출산으로 개체수가 늘어난 후 여름철에 활동성이 증가하고, 장마철이 도래하면 접경지역의 바이러스 오염원이 하천 등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또 매개체와 사람·차량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이를 통해 사육농장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중수본은 농장 단위의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야생멧돼지에 따른 돼지열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멧돼지 포획과 울타리 설치·보완, 폐사체 수색과 소독 등을 통한 위험지역 오염원을 제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우선 6월부터 농장 점검을 강화하는데, 위험도에 따라 멧돼지 발생지점 반경 10킬로미터(㎞) 내 농장은 주 1회, 경기·강원 북부지역(395호) 월 1회, 그 외 전국 농장은 7월 말까지 추가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4~5월에 진행된 전국 양돈농장 점검 결과 미흡사항이 발견된 1000여호는 관리농장으로 지정해 신속히 개선될 수 있도록 특별 관리한다. 아울러 경기·강원 북부지역에서 ‘축산차량 농장출입 통제조치’를 위반한 농장에 대해서는 6월부터 일부 정책자금 지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돼지열병 발생지역과 인근지역을 크게 발생지역과 완충지역, 차단지역으로 구분해 멧돼지 포획 방식도 달리한다.

발생지역은 광역울타리 내 8개 시·군(파주·연천·포천·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이고, 완충지역 광역울타리 이남 5~10㎞ 범위로서 158개 리(理)가 포함된다. 차단지역은 완충지역 남단에서 영동고속도로까지 이르는 지역을 포괄한다. 

차단지역은 대대적인 총기포획으로 개체수를 적극 저감하고, 완충지역은 멧돼지가 차단지역으로 달아나지 않도록 포획틀과 트랩을 집중 배치해 안정적으로 개체 수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발생지역의 경우, 감염 상황을 고려해 엽견을 사용하지 않는 제한적 총기포획과 포획틀·트랩 사용을 병행하되, 다발지역에 대해서는 울타리 안에 개체를 고립시키고 포획틀·트랩을 집중 배치해 포획할 방침이다.

또, 광역울타리는 멧돼지 남하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사전 조사해 추가 설치가 필요한 노선을 미리 정해놓고, 광역울타리 밖에서 발생했을 때 즉시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현재 화천과 양구, 고성 등 발생지역으로부터 가평, 춘천, 속초 등 비발생지역으로의 확산 차단을 위해 화천-가평-춘천에 이르는 약 35㎞ 구간과 미시령 옛길을 활용한 23㎞ 구간, 소양호 이남 약 80㎞ 구간을 추가 필요노선으로 검토 중이다.

중수본은 또 위험지역의 오염원 제거를 위해 폐사체 수색범위를 발견지역 주변 30㎞까지 확대하고, 관련 인력도 기존 257명에서 356명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살처분한 농가 261호는 가장 위험한 시기인 여름철까지는 재발생 우려가 큰 만큼 돼지 재입식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위험지역 농장에 대한 차단방역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제도 보완을 함께 추진한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전과 이후의 양돈농장 차단방역 수준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며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역시설을 신속히 보완하고, 방역 기본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