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여름 빙수 마케팅 '스테디셀러' vs '개성'
호텔업계 여름 빙수 마케팅 '스테디셀러' vs '개성'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5.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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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빙수 등 스테디셀러 앞세워 안정적인 매출원 확보
코로나19·뉴트로 콘셉트 맞춘 이색빙수로 관심 끌기
가심비 앞세워 2030세대 공략, 호텔 유인효과 기대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좌)'와 JW메리어트 동대문의 안티에이징 콘셉트 '갤럭시 빙수(가운데)'와 '달고나 커피 빙수(우)' (제공=각 호텔)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좌)'와 JW메리어트 동대문의 안티에이징 콘셉트 '갤럭시 빙수(가운데)'와 '달고나 커피 빙수(우)' (제공=각 호텔)

호텔업계는 여름시즌을 맞아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앞세운 빙수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올해의 경우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망고빙수 등 스테디셀러를 고수하거나, 코로나19 이슈에 맞춰 1인용 빙수와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안티에이징 빙수, 뉴트로(새로움과 복고의 조화) 콘셉트의 달고나 빙수 등 특화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2030세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빙수를 즐기는 수요가 활발하고, 호텔 유인 효과도 일정부분 거둘 수 있어 빙수를 중점적으로 홍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업계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여름시즌 대표 프로모션 중 하나인 빙수로 식음업장(F&B)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호텔마다 차이는 있으나 서울 특급호텔 기준 식음업장 매출은 전체의 30~40%가량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편인데, 빙수 마케팅은 전체 식음업장 매출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서울신라호텔의 지난해 상반기 식음업장 매출 분석 결과, 빙수 판매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6월 매출은 지난 1~5월까지의 평균치보다 1.5배 늘었다. 로비라운지 ‘더 라이브러리’를 방문하는 이용객 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런 이유로 호텔업계는 빙수 마케팅에 공을 들이면서 여름 성수기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까지 13년째 제주산 애플망고를 주재료 한 스테디셀러 망고빙수를 선보이고 있다. 보통 성수기에는 하루 300그릇, 500개에 달하는 애플망고를 활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최고급 제주산 애플망고의 넉넉한 양과 고당도의 과즙, 눈길을 끄는 비주얼 덕분에 호텔 카페로서는 이례적으로 줄 서서 먹는 디저트로 인기가 높다. 

롯데호텔 제주 역시 신라호텔처럼 제주산 애플망고로 만든 ‘로망 프라페’라는 명칭의 망고빙수를 올해에도 출시했다. 맛을 더해주는 망고 퓨레와 통팥, 큐브 치즈 케이크를 함께 제공해 더욱 풍성한 느낌을 강조했다. 1인용에 알맞은 작은 크기의 미니 로망 프라페도 함께 운영 중이다. 

JW메리어트 서울의 와일드 허니&진생 빙수. (제공=JW메리어트 서울)
JW메리어트 서울의 와일드 허니&진생 빙수. (제공=JW메리어트 서울)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스테디셀러 빙수 외에도 지금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개성 넘치는 빙수를 출시한 호텔들도 있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올해 여름빙수 5종을 출시했는데, 이너뷰티(먹는 화장품) 콘셉트의 ‘안티에이징(Anti-aging, 노화방지)’을 테마로 잡았다. 모든 빙수에 면역력 증진과 피부탄력, 주름개선에 효과적인 갈락토 올리고당과 저분자 콜라겐을 첨가한 우유 얼음을 기반으로 한 달고나 커피 빙수와 이색적인 비주얼의 갤럭시 빙수 등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호텔 드래곤시티 서울과 JW메리어트 서울은 웰빙을 주제로 각각 ‘흑임자 빙수’와 ‘와일드 허니&진생 빙수’를 운영 중이다. 흑임자 빙수는 건강 식재료인 흑임자를 듬뿍 놓어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강조했으며, 와일드 허니&진생 빙수는 인삼으로 만든 정과와 젤라또, 벌집 꿀 등으로 만들어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메이필드 호텔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큰 화제가 된 뉴트로 감성의 달고나 빙수로 소비자 입맛을 공략 중이다. 수제 달고나 큐브에 아이스크림, 견과류가 첨가됐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1인용 빙수. (제공=인터컨티넨탈)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1인용 빙수. (제공=인터컨티넨탈)

코로나19 이슈에 대응한 빙수 프로모션도 눈길을 끈다. GS리테일 계열의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로비라운지에서 판매하는 2~3인용 빙수를 올해는 1인용까지 품목을 확대했다. 1인용 빙수는 혼자 먹어서 안심할 수 있고, 양이나 가격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또, 여러 명이 먹을 경우에는 다양한 맛의 빙수를 즐길 수 있어 호응이 높은 편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 빙수는 특성상 고급 원재료를 쓰다보니 이익률이 큰 편은 아니지만, 가심비·스몰럭셔리 트렌드를 선호하는 2030 젊은 층에게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며 “빙수를 통해 호텔 문화와 서비스를 경험하게 돼 홍보 효과와 함께 전체 식음업장 매출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