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 사연이 올라왔다. 게시되자마자 수십만의 동의를 이끌어 냈고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했던 해당 사연이 한 여성이 꾸민 글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며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사람들은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별난 행동으로 이목을 끄는 사람들을 ‘관심 종자’라고 부른다. 대형 포털 어학사전에도 ‘관심 종자’를 검색하면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 그런 부류, 주목받고 싶어하는 사람, 관심 병자’ 등으로 해석돼 있다.
그들은 상식적이지 않은 말이나 독특한 행동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왔다. 때로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그저 관심거리일 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런데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한 사연이 많은 이들이 흔히 말하던 그 ‘관심 종자’의 행동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허탈함에 빠지고 말았다. 25개월 어린 딸이 이웃의 초등학생에게 성추행을 비롯한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연에 국민들은 진심으로 분노했고 수십만이 그녀의 외침에 동의를 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25개월 딸이 있다는 것 외에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국민 수십만을 분노로 들끓게 하고 급기야 경찰까지 나선 이 사건이 한 여성의 상상 속에서 이뤄진 글이라니.
허탈함에 빠진 사람들은 관련 기사에 “앞으로 어떤 사연이 올라와도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이제는 도무지 모르겠다”라며 무력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 여성의 어린 딸이 당한 고통을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나누고 도우려고 나선 사람들의 선의. 그 선의를 그저 관심을 끌려는 용도로 이용한 여성. 이제는 국가 청원사이트까지 ‘관심 종자’들의 발판이 되고 말았나.
왜 이와 같은 짓을 저질렀는지 경찰이 물었지만 뚜렷한 의도를 찾지는 못했다고 전해졌다. 사람들의 선의를 장난으로 이용한 여성.
국가와 국민을 우롱한 이 여성에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