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發 집단감염 비상… '빅5' 병원도 뚫렸다
병원發 집단감염 비상… '빅5' 병원도 뚫렸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5.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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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용인 강남병원서 의료인 확진
감염경로 '미궁'… "신속히 접촉자 파악할 것"
박원순 서울시장이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힌 19일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야외주차장 옥상에 차려진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 등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힌 19일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야외주차장 옥상에 차려진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 등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병원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빅5' 병원 중 한 곳에서 첫 의료인 확진 사례가 나왔고, 국민안심병원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19일 서울시와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수술팀 소속 간호사 4명은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명은 전날, 나머지 3명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확진된 간호사는 14일엔 수술에 참여했고, 15일에는 수술장에서 환자 분류 작업을 했다. 주말인 16일부터 근무를 하지 않았고 전날 진단검사를 받았다.

이 간호사는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벌어진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적이 없으며, 이태원에 다녀온 지인과 접촉한 적도 없다.

추가 확진자 3명 중 1명은 첫 확진 간호사와 수술에 함께 참여했고, 다른 2명은 수술이 아닌 다른 업무를 같이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빅5 병원에서 입원환자나 보호자 외에 의료진이 확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발생 장소가 대형 병원이고,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자칫 잘못하면 대형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첫 확진 간호사의 감염 경로가 불문명한 탓에 구체적인 증상 발현일이나 구체적인 접촉자 규모를 파악하는 데에도 혼선이 있는 상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병원의 규모와 간호사가 환자나 다른 의료진과의 접촉이 빈번한 직업군인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자칫 최악의 의료기관 감염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서울병원의 근무하는 직원이 8900여명에 이르고, 외래진료 환자는 하루 평균 8500~9700명 수준이다.

특히 병원 내에 면역력이 취약한 중증 환자도 적지 않은 편이어서, 감염이 환자들로 번지기 시작하면 파장은 클 것으로 점쳐진다.

방역당국은 이번 상황이 엄중 하다고 판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속히 역학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간호사 여러 명이 확진된 만큼 접촉자 규모를 최대한 넓게 잡아서 빠르게 접촉자를 찾아내 검사하겠다는 계획이다.

병원 측도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본관 3층 수술실 25개를 전면 폐쇄하고 3일간 신규 입원환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에는 본관과 별관, 암병동 등 3곳에 수술장이 있다.

아울러 본관3층 수술장 일부와 탈의실 등을 부분 폐쇄하고 긴급방역을 실시했으며, 이동동선에 따라 직원식당 및 유증상자클리닉에 대한 방역도 마쳤다.

삼성서울병원뿐 아니라 경기 용인 강남병원에서도 의료인 확진 사례가 나왔다. 이 병원에서는 방사선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 강남병원은 외래환자 구역과 선별진료소 구역 등이 분리된 국민안심병원이다. 병원은 폐쇄적인 환경 때문에 감염자가 한 명만 있어도 쉽게 번질 수 있다.

현재는 병원 폐쇄와 함께 의사와 간호사 31명 및 입원환자 171명에 대한 이동금지, 병원 직원 400명의 출근 금지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용인시 보건당국은 병원 직원과 병원 출입 환자의 명단을 확보해 방사선사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강남병원은 외래환자 구역과 선별진료소·호흡기질환 진료 구역이 분리된 국민안심병원이지만, 확진자가 병원 직원이어서 병원 내에서 다른 의료진과 환자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