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인터넷에서 한 사진을 접했다. 독특한 가방을 든 손이 사진을 가득 메운 모습이었는데 들여다보던 순간 그만 충격을 받고 말았다. 손잡이는 사람의 등뼈였고, 가방 몸체는 악어의 혀라고 했다.
‘내가 잘못 보았나...’
눈을 부릅뜨고 한참을 들여다봤지만 역시나 사람의 등뼈였다.
화제성은 단연 최고였다. 인터넷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하고,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기도 했다. 등뼈의 주인은 질병을 앓던 한 어린 아이라고 했다.
하지만 과연 그 등뼈의 주인공인 어린 생명은 자신의 신체 일부가 가방 손잡이로 사용되는 것을 기뻐할까. 기뻐하지는 않더라도 허용하고 싶었을까.
가방을 만든 디자이너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입수해 만들게 됐다고 주장했다지만 과연 그 누가 저 슬픈 가방을 허락했을지 의문이 앞선다.
예술적 창작의 세계는 무한하다고들 한다. 그 창작의 나래에 지적과 비난은 예술의 깊이를 얕게 만든다고도 한다. 그러나 슬픈 영혼의 신체 일부가 과연 예술적 소재가 될 수 있을까.
타인의 아픔이 어떤 이에게는 예술적 독특함이라도 된다는 걸까.
십수 년 전, 위안부 할머니들을 소재로 한 여성 연예인이 화보를 찍은 바 있다. 곧 아픈 과거를 떠올리던 할머니들은 항의했고 인쇄된 화보집들은 불태워졌다.
전 세계에 여성을 상대로 한 일본의 만행을 알리는 계기였다지만 슬픈 젊은 날을 간직한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거부했다.
제 아무리 예술적 표현은 끝이 없다지만 인간적 숭고함은 지켜지길 바란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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