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공시가격 인상 강남 잡을까
[기고 칼럼] 공시가격 인상 강남 잡을까
  • 신아일보
  • 승인 2020.05.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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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공시됐다. 매년 발표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지만 올해처럼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

과열된 서울아파트시장의 안정을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가 이미 예고됐지만, 막상 강남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눈으로 확인한 부동산시장은 공시가격 폭탄이라는 격앙된 반응과 함께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5.98% 상승해 전년 대비 0.75%p 올랐고, 시세반영률인 현실화율은 0.9%p오른 69%로 공시됐다.

이 정도 수치만 보면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역과 가격별 상세결과를 보면 달라진다.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14.73%로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고 대전 14.03%, 세종 5.76%의 공시가격 상승률도 높다.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의 공시가격이 높게 인상되는 것은 정상이며 이상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그렇다면 9억원 기준 고가주택의 공시가격 변동률과 현실화율을 살펴보자. 

9억원 미만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5.98%지만 9억원 이상은 21.12%로 월등히 높다.

9억원 미만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68.1%인 반면 9억원 이상은 72.2%며 30억원 이상은 무려 79.5%다.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이 특별히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3만7000여건의 이의신청 수용률이 2%대에 그쳤다는 점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타깃이 된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을 전략적으로 더 많이 올렸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공시가격이 이렇게 이슈가 되고 민감한 이유는 공시가격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보유세의 부과기준이 될 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노령연금 수급대상자 결정, 재건축 부담금 산정 등 20종의 행정 분야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기준일은 1월1일로 올해 봄 가격변동은 반영되지 않아 코로나로 인해 집값 하락 폭이 큰 지역에서는 공시가격과 시세가 역전되는 비이상적인 현상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이라는 좋은 명분으로 조세저항을 피해 증세를 할 수 있고, 다주택 및 고가주택 보유자의 압박도 높일 수 있지만 코로나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증세의 당사자들에게는 지나친 부담으로 다가온다.

강남 은마아파트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올해 공시가격은 15억9000만원으로 작년 대비 45% 상승한 610만원의 공시가격을 내야 한다.

은마아파트와 래미안대치팰리스 2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공시가격은 37억800만원, 보유세는 작년 대비 76%가 오른 5366만원으로 껑충 뛴다.

은마아파트와 래미안대치팰리스, 개포주공1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3주택 보유자의 공시가격은 53억400만원으로 무려 8624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이런 세금이 매년 부과되는 것도 모자라 설상가상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2년 100%가 될 때까지 매년 5%p씩 오르고 종합부동산세율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어 세 부담은 더욱 커질 것 같다.

인프라가 좋은 지역에 거주하려면 그 정도의 사회적 비용을 내는 것이 당연하고, 강남 집값이 얼마인데 이 정도 보유세로 무슨 호들갑이냐, 그렇게 부담되면 팔면 된다는 반론도 있지만 살 때 취득세를 냈고 팔 때 양도차익의 절반 정도의 양도세도 내야 하는 마당에 미 실현이익에 대한 보유세를 매년 그것도 계속 올린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공시가격 인상만으로는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없다.

팔고 싶어도 양도세 부담이 크고 똘똘한 한 채인 강남 주택은 마지막까지 보유하면서 다른 주택을 먼저 양도할 것이며 부담부증여를 통해 어차피 물려줄 자녀에게 부의 대물림을 하는 경우도 더 늘어날 것이다.

또 부동산시장 흐름이 약세장으로 전환될 경우 지나치게 올린 공시가격은 부메랑이 돼 하락을 가속화시키면서 주택경기를 활성화 시켜야 할 정부를 괴롭게 할 것이다.

아무튼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의 부담을 늘려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양해를 구하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먼저 형성해야 한다.

또 양도세 필요경비를 확대하거나 실수요자 비과세 요건을 완화하는 등 거래세 부담은 줄여주는 것이 맞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확보한 막대한 부동산 관련 세수는 반드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들을 위한 공공주택 건설에 제대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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