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편리함을 전하는 고통의 2분20초
[e-런저런] 편리함을 전하는 고통의 2분20초
  • 신아일보
  • 승인 2020.05.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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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체계로 전환을 결정했다. 

이는 마스크 착용·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따른 국민들과 최일선에서 감염병과 사투를 벌인 의료진, 방역당국 등이 하나 돼 이룬 성과다.

또 누구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가능하게 했던 택배 배달원과 우체국 집배원들의 공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온라인쇼핑 이용자 증가 등으로 늘어난 막대한 물량에 점심도 거른 채 배달 일정을 소화했다.

각종 생필품에서 방역물품까지, 이들이 없었다면 대다수는 상당한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고마움을 논하기에 앞서 이들의 ‘업무환경’을 살펴봐야 할 때다.

특히 우체국 집배원들의 살인적인 업무량은 꾸준히 문제점으로 제기돼 왔다. 최근 KBS 탐사보도부 취재에 따르면 집배원들은 '집배부하량시스템'에 따라 2분20초 안에 등기우편물 한 통을 고객에 배달해야 한다.

문제는 여기에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는 등의 돌발변수는 고려돼 있지 않아 집배원들이 점심을 거르고 휴식 없이 일해도 시간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정본부 측은 집배부하량시스템 문제를 개선하고 휴식시간을 늘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집배원들이 겸배(결원이 생길 경우, 같은 팀 동료들이 해당 물량을 ‘대신 겸해서 배달한다’는 우체국 은어)관행 등으로 인한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다시 한 번 진단해 조금 더 건강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하겠다. 

권나연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