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잡음 최소화해야
[기자수첩]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잡음 최소화해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5.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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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에 매각되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회사 매각에 따른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 조종사들은 이스타항공이 실시하려는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저항에 나섰다. 한편으로는 제주항공이 뒤에서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정리해고를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 직원 수는 정규직 1430명, 계약직 248명 등 총 1678명이다.

이스타항공은 당초 기재 운용에 따른 필요 인력을 산정해 약 750명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측은 근로자대표와 지난달 전체 직원의 5분의 1 수준인 약 300명 규모를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수습 부기장 80여명의 계약을 해지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항공 경영진의 정리해고 종용 중단을 주장했다. 직원들은 제주항공 경영진이 이미 지난해부터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온 뒤 나머지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이스타항공 경영에 법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하지만, 직원들의 구조조정 종용 주장이 나오면서 인수 과정 중 잡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9일로 예정된 이스타항공 지분 취득 예정일을 ‘미충족된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고려해 당사자들이 상호 합의하는 날’로 변경한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당초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 무난하게 승인을 얻을 것으로 보고, 국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업결합 승인을 얻어야 하는 베트남, 태국 중 한 곳에서는 지분 취득 이후 심사를 진행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앞으로 이스타항공 인력 구조조정 시행 여부와 규모를 지켜보며 인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 이후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확실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

정부도 지난달 29일 열린 항공업계 사장단 간담회에서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적절한 인수 시기도 중요하지만, 위기에 인수 직원들을 품으려는 모습도 필요하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