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변화의 시기 건설, 고정관념부터 재건축하자
[기자수첩] 변화의 시기 건설, 고정관념부터 재건축하자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4.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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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산업이 중대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지난 수십 년간 아파트 공급과 도시개발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얻었던 건설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 지금 주택 수요는 예전만 못하고, 개발할 만한 땅도 점점 줄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대부분 도시에는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이 실핏줄처럼 깔려있다.

전통적인 사업 방식으로는 거대한 몸집의 건설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어렵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상위 건설사들조차 주택시장에서 줄어든 먹거리를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여야하는 상황이다. 대형사, 중견사 따질 것 없이 수도권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 중소도시까지 샅샅이 뒤지며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실정이다. 지역을 대표했던 건설사들도 경쟁 대상이 지역 내 업체에서 전국구 대형사로 바뀌면서 일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건설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할 때다. 오래된 주택을 새로 짓고, 노후 인프라를 유지보수하는 수요가 있다지만 이 역시 성장 동력으로 논하기에는 부족하다.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절박한 심정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부동산 규제에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국토부도 앞으로는 과감한 정책적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집값 잡기를 위한 수많은 대책을 만들어 냈지만, 건설업의 미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손에 잡히는 뭔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부동산교통부'라는 볼멘소리가 들릴 정도다.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시티와 같은 미래사업을 꾸준히 추진해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10여년 전 흐릿하게 얘기되던 스마트시티라는 개념이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가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유럽 등 선진국의 개념을 배우고 따라가는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히 '한국형 스마트시티'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가 됐다.

스마트시티라는 아이템이 건설업에 대단한 먹을거리를 가져다주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 변화의 시기에 놓인 건설업에 자극제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건설업이 가진 기존 틀을 벗고 새로운 개념을 설계한다는 차원에서 스마트시티와 비슷한 시도는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

건설산업은 단순히 도로를 닦고 건물을 짓는 개념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도시의 새로운 모습을 그리고,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정부와 업계 모두 주택 재건축에만 목맬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건설업을 가두고 있는 고정관념부터 재건축해야 한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