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아이 사고, 누구를 탓하랴”
[e-런저런] “아이 사고, 누구를 탓하랴”
  • 신아일보
  • 승인 2020.04.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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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단지 안에서 엄마가 운전하던 차에 8살 아들이 치여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카니발 승합차를 몰던 엄마 A씨가 커브를 돌다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아들을 미쳐보지 못해 그대로 충돌한 것이다.

아들은 결국 숨졌고 엄마 A씨는 장례가 끝나는 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의해 가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모자관계에서 비롯된 사고라는 점에서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교통사고… 이 사건을 보니 얼마 전 어느 골목길에서 목격한 아찔한 상황이 떠올랐다. 골목길에 한 CUV 차량이 들어섰고 저속으로 직진을 하고 있었다. 중간쯤을 지날 무렵 오른쪽에 주차돼 있던 세단 차량에서 갑자기 한 아이가 튀어나왔다.

CUV 차량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비상등을 켠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도 운전자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듯 했다.

바퀴가 한 바퀴만 더 돌았다면 끔찍한 상황이 될 뻔한 순간이었다. 이를 본 아이 엄마는 아이 이름을 부르며 달려왔고 아이를 안아 다시 자신의 세단 차량으로 돌아갔다.

주차된 차에 시동을 걸기 전 뒷좌석에서 주섬주섬 무엇을 챙기다가 옆에 있던 아이가 그새를 못 참고 차가 다니는 곳으로 혼자 걸어간 모양이었다.

자신의 부주의로 운전자를 놀라게 했으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는 게 경우인데 그는 끝내 아무 말도 없이 아이를 태우고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이를 본 기자는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참 민폐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들의 주의 태만으로 인한 아이의 교통사고는 비일비재하다.

사고가 나면 누굴 탓하랴. 내 아이 안전을 지킨다는 심정에서라도 특히나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늘 조심히 행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아일보] 이인아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