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고 칼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4.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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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분석팀장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벌써 석 달이 넘어서고 있다. 올해 1월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국내경제는 코로나19 전염 우려로 유통, 관광, 항공 등의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요국이 셧다운에 돌입한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이 차질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유례없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발원지이자 가장 먼저 셧다운을 경험한 중국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1Q:-6.8%)을 겪었으며,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3.3%에서 -3.0%로 크게 하향 조정하며 대공황 이후 가장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중국과 한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커브 프래트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아직은 확실하게 성공한 모습이 아니지만 경제활동 재개 논의가 나올 정도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은 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에 대한 봉쇄를 76일 만에 해제했다. 중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격리조치 이후 한 달이 경과하면 확진자 증가세가 정점을 지나고 이후 한두 달 정도 지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의 복귀가 가능하다는 셈이다. 다만 경제활동에 복귀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며, 이는 정부가 바이러스를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상황에 진입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와 같은 스케줄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빠르면 5월 이후 점차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방역 실패로 2차 유행이 나타나고 비슷한 격리과정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면 경제활동의 복귀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해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일 경우 업종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억압수요(Pent-up demand)의 회복과 정부의 소비진작 노력 등으로 유※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통 음식업 등 내수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의 회복이 가장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홈코노미(Home과 Economy의 합성어로 집을 다양한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와 언택트 소비(Un+Contact의 합성어로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소비)가 새로운 구매 패턴으로 정착될 것이다. 반면 글로벌 노출도가 높은 제조업의 회복세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지나간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다. 다만 주요국보다 빠른 산업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있을 것이다. 반면 국제유가가 폭락한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정유업의 경우 유가가 반등하기 전에는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코로나19의 팬데믹화로 글로벌 이동 제한이 장기화되고 있어서 항공업과 관광·숙박업은 업황 정상화가 연말은 돼야 가능할 것이다. 

Black Rock의 CEO인 래리 핑크가 "코로나19 이후 생산하는 방식, 이동하는 방식, 소비하는 방식이 모두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듯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산업환경은 공급망과 유통망을 중심으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주요국 공장의 연쇄적 셧다운으로 부품공급 중단과 생산 차질을 경험한 산업계는 공급망을 적시 공급(Just-In-Time) 시스템에서 만약을 위한 재고 보유(Just-In-Case) 시스템으로 바꾸고, 주요 산업의 부품 및 소재의 공급선을 다변화하면서 위험을 분산할 유인이 확대될 것이다. 유통망의 경우에도 인적·물적 이동의 제한이 상시화됨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대형업체 위주로 사업재편과 언택트 경제의 활성화로 인한 택배수요 확대 등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이후의 환경변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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