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혁 봄 온다?… 한마디씩 하고 떠난 野 패장들
중도개혁 봄 온다?… 한마디씩 하고 떠난 野 패장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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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이어 손학규 사퇴… 민생당, 21대 국회 의석 0석
손학규 "스스로 되돌아보고 역량 키우는 계기 삼아야"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야권 참패'로 대표급 인사도 속속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본인의 생일이자 선거 당일이었던 15일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16일에는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사퇴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 상임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한 결과를 들고 여러분 앞에 서게 돼 송구스럽기 그지없다"며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 후반기 20명의 의원이 모여 교섭단체를 구성했던 민생당은 4·15 총선에서 전체 300석 중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민생당 후보는 79명, 이중엔 정동영·박지원·유성엽·장병완·박주선·김동철·천정배 의원 등 호남 지역 거물도 대거 나섰지만 모두 참패했다.

민생당은 옛 국민의당 후신으로 20대 총선에선 호남과 정당 지지도를 기반으로 총 38석을 가져가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이후 내홍이 번졌고,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으로 갈라졌다가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했다. 손 위원장은 지지기반 호남을 중심으로 후보자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돌아선 표심을 잡지 못했다.

손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경제·코로나19 위기에 정치가 분열과 대립으로만 가지 말고 힘을 합쳐 대응하라고 집권당(더불어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이다. 국민이 경제·안보·인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에게 실정을 끝내고 잘하라고 격려해 준 것"이라고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국회가 정치의 중심에 서서 정당 간 협의와 협상, 타협으로 합의를 이뤄 국정을 이끌고 가야 한다"며 "다당제 연합정치가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가야할 권력구조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7공화국"이라고 훈수했다.

이어 "이번 선거로 제3지대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에겐 해야 할 일이 있다. 더이상 정치를 거대 양당의 싸움판으로 내버려둘 게 아니라 정당 간 협의와 타협을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로 가도록 제도 개혁에 앞장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3정당이 타협과 중재에 나서야 한다"며 "이제 새롭게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손 위원장은 "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면서도 당을 향해 "다당제의 불씨마저 사그라들어선 안 된다. 우리가 포기하면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또 "중도개혁의 봄은 반드시 다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제3지대를 지켜야 한다"며 "봄의 꽃망울을 다시 틔울 수 있도록 잠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역량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