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코로나19 뚫은 국민 선택은 '국난극복·야당심판'
[4·15 총선] 코로나19 뚫은 국민 선택은 '국난극복·야당심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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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66.2%… 전국 253개 지역 2900만 유권자 중 163곳이 與 선택
민주당 '수도권 싹쓸이'… 20대 국회서 등진 호남도 지지세로 돌아서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뚫고 4300만 유권자가 내린 결정은 '국난극복'과 '야당심판'이었다. 거대 집권여당 창출로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과 사회 제도 개편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국 개표율 99.8% 기준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253개 지역구 중 163곳에서 석권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84개 의석을 가져가며 겨우 낙동강 전선을 지켰고, 강원권 역시 일부 지역만 힘겹게 수성했다.

4·15 총선 투표에 나선 유권자는 전체 4399만4247명 중 2912만7637명에 달했다. 투표율은 66.2%을 기록했고, 지난 1996년 치른 15대 총선 투표율 63.9%를 넘어서면서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찍었다. 앞서 실시한 사전투표 역시 투표율 26.69%를 기록하며 지난 2013년 모든 공직선거에 통합선거인명부를 이용한 사전투표제도를 도입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특히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사실상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다.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42개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했고, 지난 20대 총선 때보다 7석을 더 쟁탈했다. 통합당은 지지기반인 강남전선 일부만 간신히 지켰다. 

경기도 역시 59곳 지역구 중 51곳을 민주당이 차지했고, 인천 13개 지역구에서도 11곳이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게 빼앗긴 전통 진보 텃밭 호남(광주·전라북도·전라남도)의 민심도 되찾았다. 4년 전 민주당을 한바탕 혼쭐냈던 호남 28개 지역구는 1곳만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밀어줬다.

이번 총선은 진영 간 대결 구도로 이어졌다. 선거 결과가 나온 후 선거대책위원회 체제의 각 당 지도부 희비도 극명히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꺾고 차기 대통령 선거 가도를 더욱 확장했다. 특히 종로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집권여당 출신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쾌거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황 대표는 심판에 기민한 종로를 끝으로 "국민께 죄송하다"며 제1야당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놨다.

각 당 원내대표도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서울 구로갑에서 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4선 가도를 달리게 됐지만, 5선 원로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경기 안양동안을에서 낙선하면서 6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상대 정당 지도부까지 모조리 꺾은 민주당이 원내 1당 사수를 넘어 과반 의석 이상을 확보하면서 진보권은 입법부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까지 모두 확보한 거대 조직으로 몸집이 불었다. 특히 의회 안에선 1당 확보로 국회의장 자리도 석권하게 됐다.

범여권도 국민의 심판을 피하진 못했다. 정의당은 우여곡절 끝에 지역구 1석을 가져가며 살아남았지만, 민생당은 20대 국회를 끝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앞서 호남은 20대 국회에서 진보 심판에 칼을 빼들며 국민의당을 적극 지지했지만, 내홍과 분열, 이합집산으로 패망의 길을 걸은 꼴이 됐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