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리딩뱅크 경쟁…생보업계 지각변동 '현실화'
KB·신한 리딩뱅크 경쟁…생보업계 지각변동 '현실화'
  • 김현진 기자
  • 승인 2020.04.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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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생보업계 중위권 도약 예상
내년 7월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합병시 빅3체제 '흔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생보업계 순위에도 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자료=신아일보 DB)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생보업계 순위에도 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자료=신아일보 DB)

생보사 인수합병을 통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양 사의 몸집 불리기로 생보업계의 지형도도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보험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사 반열에 오르면서 업계에 신선한 자극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지난달 19일 본입찰 이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재입찰 프로세스와 SPA협상(주식매매계약) 등을 진행한 결과 KB금융지주를 최종 인수자로 선정했다.

KB금융은 그동안 그룹 내 생명보험업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다양한 보험사 매물을 지속적으로 살펴왔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도 내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랫동안 유지된 생명보험업계 순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푸르덴셜생명은 매물로 나올 당시부터 알짜배기 보험사로 평가됐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12월 기준 총자산은 21조846억원이다. 총자산으로는 업계 11위 수준이지만 당기순이익은 1407억원으로 업계 6위 수준이다. 또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사용되는 지급여력(RBC)비율은 424.3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KB생명보험과 합쳐진다면 10위권 안쪽으로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규모를 단순 합하면 30조9140억원으로 업계 9위로 올라가 중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되면서 오랫동안 굳어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빅3 체제를 흔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 총자산을 단순 계산했을 때 중위권 도약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합쳐지면 업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며 "총자산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수익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므로 합병이 됐을 때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단순 계산으로는 합병 시 업계 순위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신한생명의 총자산은 34조1793억원,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은 33조8705억원으로 각각 업계 6위, 8위다. 양사의 총자산 규모를 단순 합하면 68조498억원으로 업계 4위인 농협생명(64조8159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3953억원(신한생명 1253억원·오렌지라이프 2700억원)으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이은 업계 3위로 올라선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설계사 채널 위주로 수도권에서 중점적으로 영업을 한다고 하면, 신한생명은 전국적으로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대면과 텔레마케팅(TM),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3사 체제가 유지됐는데 합병을 통해서 새로운 큰 회사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중소형 보험사로 있었던 회사들이 합쳐져 대형사 반열에 오르면서 기존 대형사로 있었던 보험사에도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