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칼럼] 코로나19 위기, 취약계층 위한 사회적 안전망 확충 계기 삼아야
[신아칼럼] 코로나19 위기, 취약계층 위한 사회적 안전망 확충 계기 삼아야
  • 신아일보
  • 승인 2020.04.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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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기획조정실장 겸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많은 국가가 아직 정점 근처인 위기 상황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감염병 사태가 가져올 일자리 문제이다. 감염병은 더 이상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종식되겠지만 감염병으로 촉발된 일자리 문제는 이보다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구조는 이러한 우려를 더 증폭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고용보험으로 대표되는 제도권에 들어와 있는 일자리의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특징을 가진다.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실업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비중도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임의가입 대상을 확대하여 왔음에도 여전히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아닌 소위 제도권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경제위기 시에 필요한 방파제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대표되는 실업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며, 다른 하나는 실업급여로 대표되는 이미 실업 상태로 들어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 두 가지 제도 모두 고용보험이라는 기존의 제도권 이내에 들어와 있을 때 적용될 수 있는 제도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취약계층이 이러한 제도권 외부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권 밖의 취약계층에게도 고용유지원금이나 실업급여와 비슷한 성격의 '기능적 등가물'을 가진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의 방식이 가능하다.

첫 번째 방안은 위기 발생 시에 한시적으로 일종의 재난기금을 편성하여 대응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제도로 보호가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이러한 원샷 방식의 제도를 통해서라도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단기적인 효과는 높을 수 있으나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두 번째 방안은 이번 기회에 제도권 밖에 있던 취약계층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반영구적인 제도를 확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을 위해서는 새로운 제도를 설계해야 하고, 이 제도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노사가 이를 어떻게 공동으로 부담할 것인지 그리고 이에 대해 정부가 어떠한 지원을 할 것인지를 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서구와 비교해 취약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취약점은 평상시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더라도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시에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즉, 평상시에 경제가 어느 정도 돌아갈 경우에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방식의 일용직들도 오늘 할 수 있는 일만 있으면 하루의 생계를 유지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감염병으로 인해 대인 서비스가 불가능해지면 이러한 취약계층 근로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서구 선진국들은 현재의 상황을 준전시 상황으로 인식하고, 파격적인 구제 패키지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우리는 현재 보이지 않은 적인 '코로나 19'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기획조정실장 겸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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